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한국 땅을 밟은 뒤에도 바뀌지 않았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에 그친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축구와 동행 의지를 드러냈다. 앞으로가 문제다.
아시안컵 여정을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8일(한국시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마주해 “여러분들만큼 나도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너무 하고 싶었다”면서도 “감독으로서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건 코앞으로 다가온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동행 의사를 확실히 밝힌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경질의 목소리가 커졌다. ‘우승’을 외친 아시안컵 4강에서 허망하게 탈락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3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후 ‘무전술’ 논란을 해소하지 못한 터라 결별을 외치는 목소리가 매우 크다. 더욱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는 FIFA 랭킹 87위 요르단에 힘없이 패배했다.
민심은 악화했다. 재택근무, 외유 논란도 있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했던 아시안컵에서 본인의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4강전 대참사 후 ‘미소’ 논란은 덤이었다.
경질 여론이 형성됐다. 뿔난 축구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과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결과도 결과지만, 1년 가까이 대표팀을 이끌면서 ‘색깔’을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만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시안컵 4강전 대참사 후 동행 의지를 드러낸 그는 인천공항에서도 또 한 번 똑똑히 동행 의사를 전했다.
지금까지 클린스만 감독과의 동행은 ‘잃어버린 1년’ 그 이상의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경질’이 어려운 클린스만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으면서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동행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실상 현재까지의 성과만 두고 보면,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쥔 지난해 3월부터 2026년 여름까지 3년 반 가까이 한국축구가 정체 혹은 퇴보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암담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