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에서 진행 중인 KT 위즈의 스프링캠프, 문용익(29)의 공이 포수 미트에 꽂힐 때마다 이강철 KT 감독은 탄성을 내질렀다. “KT에는 없는 삼진 잡는 투수”라는 기존 평가에 걸맞은 강력한 구위를 연달아 선보이자 이강철 감독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문용익은 지난겨울 KT 유니폼을 입은 신입생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투수 김재윤(33)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그의 보상선수로 문용익을 택했다. 삼성이 KT에 건넨 보호명단 25인 명단에 문용익의 이름이 없자 이강철 감독이 쾌재를 불렀다는 후문이다. 포수 장성우에게 “문용익을 키워보고 싶다. 잘 만들어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실제로 눈앞에서 지켜본 문용익의 공은 소문대로였다. 문용익은 지난 3일 스프링캠프 첫 불펜 피칭에서 145㎞/h의 공을 포수 미트에 정확히 꽂아 넣으면서 코칭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 이강철 감독도 “가운데로 던져도 타자들이 못 친다”라며 문용익의 구위를 칭찬했다. 하체를 쓰는 방법까지 터득한다면 더 좋을 거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KT는 문용익을 영입할 당시 “제구가 잘 안 잡힌다”는 약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강철 감독 아래서 피칭 디자인을 잘 받는다면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 아래 그를 뽑았다. 이강철 감독은 리그에서 이름난 ‘투수 조련사’. 문용익의 주변 야구인들도 “이강철 감독에게 많이 배워”라며 격려를 해주기도 했다.
문용익도 이강철 감독의 지도를 받는다는 생각만으로 설렌다. 문용익은 “감독님께 많이 물어보면서 발전하고 싶다. 혹독하게 대해달라”며 웃었다. 자신을 향한 기대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더 열심히 해서 결과로 보여드리겠다. 필승조로 자리매김하겠다. 1이닝을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안정적인 투수로 인식되고 싶다”며 새 시즌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