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이 옛 동료 류현진을 적으로 만나는 소감을 솔직하게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굉장한 영광이다. 환영한다”라면서도 “KIA 경기에는 안 나왔으면 한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한국 복귀가 눈앞이다. 류현진은 한화와 4년 총액 170억원 규모의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2013년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떠난 지 12년 만의 국내 복귀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 다승(14승)과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부문 1위에 오르며 ‘트리플크라운’과 ‘신인상’을 모두 거머쥐며 화려하게 등장, 7시즌 동안 190경기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며 한화와 한국야구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이후 미국 무대로 떠난 류현진은 MLB에서도 11시즌 동안 186경기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8의 굵직한 성적을 거두며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떨친 바 있다.
그랬던 류현진이 한국으로 돌아온다. 친정팀 한화로선 반가운 일이지만, 류현진을 상대해야 하는 상대 팀으로선 상당한 부담이다. KIA 타이거즈의 새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이범호 감독에게 류현진은 한때 한화에서 한솥밥(2006~2009년)을 먹었던 후배지만, 이제는 미국 무대까지 평정하고 돌아온 무서운 적으로 재회한다.
21일 호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이범호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에 대해 “굉장한 영광이다”라고 표현했다. 이 감독은 “그런 대투수가 한국에 온다는 건 (한국야구에) 영광이다. 우리 선수들도 많은 걸 느끼는 시즌이 될 거라 생각하고, 한국야구도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며 후배의 복귀를 환영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KIA의 감독으로서 류현진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산이다. 이에 이범호 감독은 “류현진이 우리 KIA와의 경기에만 많이 등판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 감독은 “류현진이 한국에 돌아온 건 환영하지만, 될 수 있으면 우리랑 경기 때는 (등판을) 피해서 던져줬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