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은 지난해 공격 지표가 크게 두드러졌다. 타율이 0.365, 출루율(0.427)과 장타율(0.671)을 합한 OPS는 1.098로 수준급이었다. 장타율 6할을 넘긴 건 2013년 데뷔 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KBO리그 공격 순위표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종아리를 다쳐 6월 말 복귀했는데 가을야구 경쟁이 한창인 9월에는 오른 허벅지 근육 파열로 시즌을 마감한 탓이었다. 253타석을 소화, 규정타석(446타석)에 한창 부족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나성범은 24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목표는 다치지 말자"라며 "일단 다치지 않아야 기록이 나오고 시합도 뛸 수 있는 거다. 작년에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가 다쳐서 팀에 마이너스가 됐다. (스프링캠프에선) 부상 선수가 많이 안 나와서 잘 가고 있는데 이걸 계속 이어서 모든 선수가 안 다치고 잘 소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KIA의 가장 큰 변수는 부상이다. 이범호 감독도 "충분히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는데 부상 때문에 지난해 더 높은 곳에 못 올라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프시즌 주력하는 것도 부상 방지다. 나성범은 "(감독님께서) 개인적으로 다치지 말라고, 보실 때마다 아프지 말라고 강조하신다"며 "종아리도 그렇고 햄스트링도 많이 다쳐서 상체보다 하체 위주로 스트레칭하고 보강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신경을 더 많이 쓰고 있다"고 밝혔다. 부상이 반복된 상황에서 좋은 기록을 낸 건 성과다. 그는 "딱히 변화는 없었다. 종아리 부상으로 두 달 넘게 쉬었을 때 계속 시합을 보면서 내가 경기장에서 뛴다는 생각을 갖고 타이밍도 잡아보고 경기를 집중해서 많이 봤다"며 "합류하면 빨리할 수 있게 생각을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던 거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KIA는 올해 강력한 우승 후보다. 외국인 투수 2명(윌 크로우·제임스 네일)을 새롭게 영입한 상황. 기존 국내 선발진(양현종·이의리·윤영철)이 워낙 탄탄해 리그 최정상급 로테이션이 짜였다. 최형우와 나성범이 버티는 중심 타선의 파괴력도 수준급이다. 관건은 역시 부상. 나성범은 "잘 준비하고 있다.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부상만 안 당하면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