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수원 삼성 신임 감독이 개막전을 앞두고 12개 경쟁 팀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자동 승격을 목표로 내건 그는 지난 몇 년간 함께 고생한 팬들을 위해 반드시 승격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염기훈 감독을 포함한 K리그2 13명의 사령탑이 26일 서울 중구 소공로의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 집결했다. 이들은 2024시즌을 앞둔 소감과 목표를 되새기며 ‘우승’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시선이 몰린 건 단연 염기훈 감독의 수원이었다. 수원은 1995년 창단, K리그1을 주름잡은 대표적인 ‘명가’다. 그런 수원은 지난해 K리그1 최하위로 자동 강등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사상 첫 ‘수원이 있는’ K리그2 무대가 내달 1일 펼쳐지는 셈이다.
염기훈 감독은 행사 시작과 함께 마이크를 잡은 뒤 “당연히 목표는 자동 승격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많은 수원 팬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낸 지 알고 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결과와 내용 모든 걸 갖고 승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염기훈 감독은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거듭 전했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 12위였음에도 관중이 늘었다. 수원 팬들의 열띤 지지 덕분이다. 팬들의 눈물과 자존심을 돌려놓는 유일한 방법은 승격 뿐이다. 팬들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게 유일한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주장’ 양형모 역시 “염 감독님이 선수 시절 보여준 모습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선수들이 잘 해서, 모든 팬들의 마음에 희망을 안겨드리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보탰다.
수원의 개막전은 오는 3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충남아산과의 경기다. 이날 진행자가 ‘상대 팀에 대한 선전포고’를 요구하자, 염기훈 감독은 “울산 HD 시절 은사인 김현석 감독님을 오랜만에 뵀다. 하지만 승부에서 봐 드리는 건 없다.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아무리 잘 준비하고 와도 안 된다는 걸 모든 감독님들께 보여드리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김현석 충남아산 감독은 “수원보다 더한 무기를 장착해서 원정을 떠나겠다. K리그2의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라고 응수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선수들의 이색적인 ‘우승’ 공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약팀으로 분류되는 팀이어도, 모두 자동 승격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은 셈이다. 마이크를 잡은 양형모는 “우승한 뒤 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겠다”라고 했다가 팬들의 장난 섞인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내 “청백적으로 머리를 염색할 수도 있고, 속옷까지 다 드릴 수 있다. 이외에도 할 수 있는 모든 걸 감독님 사비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