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축구 천재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소속팀 복귀 후 존재감이 이전만 못 하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갈등은 봉합했지만, PSG에서의 입지는 갑작스레 좁아진 분위기다.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이강인은 지난해 7월 PSG 입단 후 팀 내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윙 포워드 등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PSG 공격에 힘을 보탰다.
이강인은 지난해 10월 AC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PSG 데뷔골을 터뜨렸고, 그다음 경기에서 도움까지 터뜨렸다. 그는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에게 신임받았고,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 PSG 내에서 입지가 급변한 분위기다.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1월부터 2월 초까지 자리를 비운 이강인은 복귀 후 3경기에 나섰지만, 출전 시간이 전보다 줄었다.
이른바 ‘탁구 게이트’ 여파인지, 아시안컵 이후 분명 소속팀에서 비중이 줄어든 모양새다. 아직 많은 경기를 소화하진 않았지만, 경기력도 썩 좋지 않았다는 게 우려 점으로 떠오른다.
이강인은 지난달 15일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 UCL 16강 1차전에 결장했다. 당시에는 이강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PSG 코치진이 그에게 휴식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 18일 낭트전을 통해 복귀를 알렸다. 이강인은 오른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61분간 피치를 누볐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며 마음의 짐을 더는 듯했다. 지난 21일 이강인은 SNS(소셜미디어)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고, 손흥민도 같은 날 “이강인을 용서해달라”는 글을 올리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도 이강인의 퍼포먼스는 나아지지 않았다. 사과문을 올린 후 치른 스타드 렌과의 리그 경기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45분을 소화한 뒤 벤치로 물러났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AS모나코전에서는 후반 막판 투입돼 4분간 피치를 누비는 등 쓴맛을 봤다.
이강인은 PSG 이적 후 부상 탓에 결장한 적은 있지만, 교체로 투입돼도 이리 적게 뛴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해 9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10분을 소화했는데, 부상 복귀전이라 출전 시간이 적었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대체로 선발로 들어가 후반 막바지에 교체되는 경기가 많았다. 그만큼 이강인을 향한 엔리케 감독의 믿음이 굳건했다.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 선수에게 좋은 신호가 아니다. 다만 PSG는 오는 6일 소시에다드와 UCL 16강 2차전을 치른다. PSG가 UCL 8강행 확정을 위해 중대한 일전을 앞두고 주전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조절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축구 천재로 평가받는 이강인의 추락인지, PSG가 멀리 보고 그간 휴식을 부여한 것인지는 소시에다드전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