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레알 마드리드가 라이프치히(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오심 논란에 휩싸였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상대 선수에게 잇따라 폭력적인 행동을 가하고도 옐로카드만 받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이 판정 10여분 뒤 레알 마드리드를 8강으로 이끄는 골의 주인공이 됐다.
상황은 이랬다. 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후반 9분이었다. 라이프치히가 수비라인에서 후방 빌드업을 전개하던 과정. 강력한 전방 압박에 나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상대 수비수 윌리 오르반을 뒤에서 달려들다 몸 전체로 밀쳤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고의는 아니라는 듯 두 팔을 들어 올렸다. 예상치 못한 충돌에 크게 밀려 넘어진 오르반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비니시우스는 쓰러진 뒤 일어나던 오르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오르반의 목을 두 손으로 강하게 밀쳐 재차 쓰러뜨렸다. 두 번 연속으로 상대에게 거친 파울을 저지른 것이다.
이탈리아 국적의 다비데 마사 주심은 그러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경고 한 장을 주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두 장면 모두 고의성이 있었던 데다, 특히 상대의 목 부위를 두 손으로 강하게 밀친 장면은 폭력적인 행위였는데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레드카드를 피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퇴장을 면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10여분 뒤 귀중한 골을 터뜨렸다. 역습 상황에서 주드 벨링엄의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3분 만에 오르반의 동점골이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2차전은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레알 마드리드가 1·2차전 합계 스코어 2-1로 승리해 8강에 올랐다.
경기 후 퇴장을 면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당시 상황이 논란이 됐다. 스페인 매체 아스의 AS 심판 분석가 이투랄데 곤살레스는 “레알 마드리드는 심판의 도움을 받았다. 그들은 10명으로 경기를 했어야 했다”며 “첫 번째 파울로 경고를 받고, 두 번째 행동으로 하나 더 받았다면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 판정을 받아야 했다. 이날 골을 넣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는 퇴장당했어야 했던 선수였다”고 비판했다.
레알 마드리드 출신의 프레드라그 미야토비치도 아스를 통해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그런 행동을 한 건 용납할 수 없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전반전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무력감이 결국 폭발했기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반대로 스페인 라디오 마르크의 심판 분석가 파벨 페르난데스는 “공격성이나 부상 위험은 없었으니 옐로카드만 보여준 건 옳은 결정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스페인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마르카 투표에 따르면 7일 현재 3만 명이 넘는 투표자 가운데 81%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퇴장당했어야 한다는 데 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