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가 승부의 희비를 갈랐다. 말로만 들었을 땐 쉽게 이해가지 않는 상황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샌디에이고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 개막전에서 다저스에 2–5로 패했다. 7회까지 2-1로 잘 리드하다 8회 4실점 빅이닝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2-1로 샌디에이고가 리드하던 8회, 샌디에이고에게 불상사가 일어났다. 7회에 이어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완디 페랄타가 선두타자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자니 브리토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은 브리토는 아웃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브리토는 엔리케 에르난데스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동점을 허용했다.
샌디에이고는 아드리안 모레혼을 투입해 1사 1, 2루 위기를 탈출하고자 했다. 모레혼은 올라오자마자 가빈 럭스를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아웃 카운트를 올리는 듯 했다. 타이밍만 잘 맞았다면 병살도 가능했던 플레이였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타구가 크로넨워쓰의 글러브를 뚫고 뒤로 흐른 것. 글러브를 감싼 웹(그물) 사이로 공이 빠져나가면서 실책으로 이어졌다. 그 사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으며 역전했다.
이후 샌디에이고는 크게 흔들렸다. 모레혼은 무키 베츠와 오타니 쇼헤이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2-5 리드를 내줬다.
분위기는 급격히 다저스 쪽으로 기울었다. 8회 말 선두타자 잰더 보가츠가 안타로 포문을 열었으나, 이후 세 타자가 무기력하게 범타로 물러나면서 쫓아가지 못했다. 샌디에이고 타선은 무기력한 경기 끝에 2-5 역전패를 당했다.
글러브가 희비를 가른 셈이 됐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