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파도 '괴담'만 나온다. 불법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개인 돈에 손을 대 해고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얘기다. 이제는 그의 인생이 대부분 '거짓'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5일(한국시간) 야후 스포츠는 미즈하라 관련한 사실 관계 확인을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미즈하라는 1984년 일본 북부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1991년 가족과 함께 남부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주목할 부분은 그다음이다. 2007년 UC 리버사이드를 졸업한 미즈하라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일본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의 통역사로 일했다고 전해졌다. 관련 내용은 2023년 오타니가 소속된 LA 에인절스 구단 가이드에도 적시된 내용으로 미즈하라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발자취이기도 했다. 그런데 대학 졸업과 통역사로 일한 내용 모두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UC 리버사이드 측은 "우리 대학 기록에는 미즈하라 잇페이라는 이름의 학생이 학교에 다녔다는 기록이 없다"고 부정했다. UC 리버사이드는 미즈하라가 다른 이름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하지 않았지만 '가명'으로 졸업했을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떨어진다. 다이아몬드 바 고등학교의 켐프 웰스 코치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즈하라는 항상 연습에 나와서 열심히 노력했다. 그게 기억난다"고 그를 회상하기도 했다. 고등학교까지 미즈하라로 학교에 다녔는데 대학교 때 이름을 바꿀 이유가 크지 않다.
'오카지마 통역사' 커리어도 의문투성이다. 미즈하라와 오타니는 2013년 일본 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미즈하라는 크리스 마틴을 비롯한 외국인 선수 통역이었고 오타니는 갓 입단한 신인이었다. 니혼햄에 몸담기 전 미즈하라는 오카지마의 통역사로 경력을 쌓은 것처럼 홍보했다. 오타니도 미즈하라의 여러 경험을 높게 평가, 2017년 12월 에인절스와 계약할 때 개인 통역사로 그를 고용했다.
그런데 보스턴 구단은 지난주 공식 성명을 통해 '미즈하라가 보스턴에서 통역사로 일했다는 여러 매체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기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라며 '미즈하라는 보스턴에서 어떤 직책으로도 고용된 적이 없다. 오카지마가 팀에서 투수로 활약하던 시절에도 통역사로 일한 적이 없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철저하게 확인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미즈하라는 2012년 스프링캠프에서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오카지마의 통역을 계속 맡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카지마는 2012년 2월 17일 양키스 메디컬 테스트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야후 스포츠는 '미즈하라가 마이너리그 계약과 캠프 시작 사이에 오카지마의 통역을 했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미즈하라는 2003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3년 니혼햄에 입단한 오타니를 만단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사이 10년 동안 미국에서 대학에 다녔고 두 개의 다른 MLB 팀에서 일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제 그 배경에 거대한 구멍(gaping hole)이 생겼다. 니혼햄 구단은 그를 고용할 때 어떤 검증을 거쳤는지 궁금해진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미즈하라는 도박 빚이 최소 450만 달러(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오타니는 26일 현재 취재진을 상대로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