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만에 복귀한 윤이나(21·하이트진로)는 사과로 시작해 사과로 끝냈다. 티오프 전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윤이나는 라운드 후 기자회견장에선 취재진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윤이나는 "오랜만에 잔디를 밟으면서 동료 선수들과 경기를 했는데,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한 일인 걸 깨달을 수 있었던 하루였다"라고 전했다.
다만 동료들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 2022년 윤이나가 범한 '오구(誤球) 플레이'는 명백한 룰 위반과 골프 정신을 훼손한 행위였다. 룰을 지키며 평생을 플레이 한 동료 선수들의 허탈감도 당연히 심했다. 실제로 지난해 윤이나의 징계 감면 논의가 있었을 때, KLPGA 선수회는 비공개 설문을 통해 선수들 90% 이상이 이를 반대했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복귀전에서도 선수들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말을 아꼈다.
윤이나는 징계 감면 당시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선후배 동료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양해를 구한다. 그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선수는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기자회견에서 선수, 관계자들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윤이나는 "저의 잘못으로 상처 받았을 선수,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더 정직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조금씩 선수들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은 보였다. 4일 제주 서귀포 테디벨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2024 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후배 방신실, 황유민과 같은 조에서 뛴 윤이나는 "(이들과) 중간중간 대화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방신실의 퍼트 때 홀컵 깃발을 직접 빼주는 모습도 보였고, 라운드 종료 후엔 선수들과 포옹도 나눴다. 윤이나는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는 것에 감사함, 안도감이 몰려왔다"라고 전했다.
팬들을 향한 감사의 눈물은 쏟았지만, 함께 뛰는 동료들의 신뢰 회복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윤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