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중문화 산업에서 돋보이는 현상 중 하나는 극장판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흥행과 오프라인 테마파크 ‘슈퍼 닌텐도 월드’의 꾸준한 외연 확장이다. 비디오 게임이라는 태생적 기반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닌텐도의 행보는 결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닌텐도가 스크린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미디어 프랜차이즈로 성공적인 확장을 이룰 수 있었던 핵심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명작 게임 ‘슈퍼마리오 갤럭시’에서부터 입증된 ‘시대를 이어 전승되는 콘텐츠와 스토리의 공유’라는 강력한 무기에서 찾을 수 있다.
어린 시절 방구석에서 브라운관TV를 보며 쿠파를 물리치고 피치 공주를 구하던 ‘소년’들은 이제 누군가의 ‘아버지’가 됐다. 그 시절 자신이 느꼈던 가슴 뛰는 모험의 스토리는 이제 조이콘을 쥔 새로운 소년들, 즉 자녀들의 몫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유행하는 오락거리를 넘겨주는 행위가 아니다. 부자가 같은 영웅과 세계관을 매개로 교감하며, 강력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과정인 것이다.
통계적으로도 비디오 게임 산업 내에서 이처럼 세대를 잇는 경험의 공유는 뚜렷한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그룹 BCG가 발표한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약 40%와 X세대의 50% 이상이 매주 5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고 있다. 특히 부모 세대의 57%가 자녀에게 비디오 게임을 직접 소개하고 있으며, 부모들의 약 44%는 자녀가 5세가 되기도 전에 비디오 게임 플레이를 함께 시작한다고 답했다.
나아가 밀레니얼 부모의 88%는 “자녀와 함께 경험한 영상 속 캐릭터나 게임 관련 상품을 기꺼이 구매할 의향이 높다”고 응답했다. 이는 아버지의 추억이 아들의 새로운 경험과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음을 실질적으로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렇게 형성된 가족 간의 공감대는 강력한 비즈니스 파급력으로 직결된다. 극장이나 테마파크에서 자녀와 함께 나눈 감동과 경험은 차세대 게임 콘솔 하드웨어 구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부가가치 높은 자사 소프트웨어 타이틀 구매,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정기 구독 서비스 가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닌텐도 시네마틱 유니버스(NCU)’라는 조어가 등장할 만큼 닌텐도의 미디어 믹스 전략이 업계의 큰 주목을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 닌텐도는 동키콩, 젤다의 전설 등 글로벌 팬들이 사랑하는 핵심 IP들을 점진적으로 스크린과 오프라인 공간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시간을 뛰어넘어 세대 간의 스토리를 공유하게 만드는 닌텐도의 진화는, 진정한 IP의 생명력이 ‘세대와 세대를 잇는 끈끈한 유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에 깊이 있게 시사하고 있다.
노종언 변호사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 ▶저자 소개=노종언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현재 법무법인 존재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구하라,박수홍, 오메가엑스, 선우은숙 사건 등 굵직한 연예계 분쟁을 수행한 엔터테인먼트 분쟁 전문가입니다. 다수의 사건을 수행하며 얻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법률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