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는 11일 인천 영종도 클럽72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9개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윤이나가 징계에서 풀린 뒤 두 번째로 출전한 대회다. 2022년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공을 치는 '오구(誤球) 플레이'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윤이나는 지난 8일 끝난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을 통해 필드에 복귀한 바 있다. 당시 윤이나는 2언더파 공동 34위로 대회를 마쳤다.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라운드 후 기자회견에서 윤이나는 "잔디를 밟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라고 말한 바 있다.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을 두고 한 말이었다. 2022년 7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를 범하고 이를 뒤늦게 자진 신고했던 윤이나는 대한골프협회(KGA)와 KLPGA로부터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으나, 뒤늦게 스폰서 및 팬들의 탄원으로 1년 6개월로 징계가 감면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동안 반성의 나날을 보냈다는 그는 필드에서 뛰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깨달았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긴장 속 치른 첫 번째 대회를 뒤로 하고, 두 번째 대회인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 나선 윤이나는 곧바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호쾌한 장타 속에 정교함이 빛났다. 이날 윤이나는 287야드(약 262m)의 호쾌한 장타를 때려내면서도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건 10번 홀(파5)과 14번 홀(파4) 두 홀 뿐일 정도로 정교함을 자랑했다. 9개의 버디 중 5m가 넘어간 버디 퍼트를 넣은 건 두 번뿐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샷을 기록했다.
1라운드를 마친 뒤 윤이나는 "오늘도 잔디를 밟으며 경기할 수 있어 기뻤는데, 스코어도 잘 나와서 더 기뻤다"라고 전했다. 그는 "첫 대회에선 긴장을 많이 했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몸도 굳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이번 대회는 조금 낫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개인 베스트 스코어(9언더파) 타이를 기록한 윤이나는 "전반적으로 운이 좋았다. 위기 상황도 있었는데 잘 해결했다"라고 돌아봤다. 징계 기간 중 준비했던 100% 가까이 경기력이 나왔다고도 자평했다.
윤이나는 2022년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KLPGA투어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오구 플레이 징계 탓에 윤이나의 우승 시계도 당시에 멈춰져 있다. 1라운드를 순조롭게 출발한 만큼, 통산 두 번째 우승도 노려볼 법하지 않을까. 이에 윤이나는 "우승을 목표로 경기하지는 않는다. 이번 대회도 우승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매 샷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냥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노보기 9언더파에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했다.
"오늘은 좋은 날씨에서 경기하면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다"라고 말한 윤이나는 12일 오전 11시 40분에 티 오프를 한다. 그는 "내일은 오후조라 바람이 조금 셀 듯하다. 낮게 치는 연습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며 다음 라운드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