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 세징야(35)가 역대 6번째 60득점 60도움 위업을 달성했다. 세징야는 지난 1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광주FC와의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말 그대로 ‘왕의 귀환’이었다. 세징야는 지난해 갈비뼈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고 지난달엔 다리 부상으로 한 달이나 자리를 비웠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그의 영향력이 예전만 하지 못할 것이란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세징야는 복귀 2경기째인 광주전에서 폭발했다. 그는 팀이 뒤진 상황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박용희와 정재상의 동점 득점을 도왔다. 승부를 가른 마지막 페널티킥(PK)을 얻어낸 김영준에게 패스를 건넨 것 역시 세징야였다. 그는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차 넣으며 승부를 매조졌다. 지난해 9월 1일 이후 254일 만의 리그 득점이, 팀의 승리로 이어졌다.
세징야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K리그 8시즌 동안 통산 239경기 89득점 61도움을 남겼다. 이날 전까지 도움이 1개 모자랐는데, 단숨에 뛰어넘었다. 이는 K리그 소속 선수의 역대 6번째 60-60 기록이다. 대구 구단 역사상으로는 최초다. K리그1 기록으로 한정해도 78득점 53도움으로 빼어나다.
대구 역시 세징야의 귀환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창현 신임 감독 체제의 대구는 출범 후 이날 전까지 1무 2패를 기록하며 최하위까지 쳐진 상태였다. 젊은 선수들의 빠른 공격 축구는 빛났지만, 한 끗이 모자라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랬던 아쉬움을 베테랑 세징야가 모두 털어냈다.
세징야는 경기 뒤 방송사 인터뷰에서 “작년에 달성해야 했는데, 갈비뼈 골절로 늦어졌다. 그래도 이날 한 번에 2도움이 나와 기쁘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대구에서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세징야의 복귀는 향후 대구의 반등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활기 넘치는 선수단에 세징야라는 강력한 무기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이다. 세징야 스스로도 “다시 세징야가 돌아왔다”라고 웃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