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수지가 스크린에 복귀한다. ‘백두산’ 이후 5년 만의 컴백으로, 예비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속 다시 한번 대표작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수지는 오는 6월 5일 영화 ‘원더랜드’를 선보인다. ‘만추’ 김태용 감독의 신작으로,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영화에서 수지는 정인 역을 맡아 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정인은 원더랜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항공사 승무원. 같은 직장에서 일하며 모든 일상을 함께하던 남자친구 태주(박보검)가 사고로 의식을 잃은 후,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원더랜드 문을 두드리는 캐릭터다.
원더랜드 덕에 다시 태주와 마주하게 된 정인은 모처럼 설렘을 느끼지만, 이내 영원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고 만다. 수지는 원더랜드 세계와 현실 사이를 오가며 행복과 혼란, 슬픔, 그리움 등 정인의 마음속 균열을 세심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연기력은 이미 물이 올랐다. 지난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로 연기에 발을 들인 수지는 이듬해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에 등극하며 배우로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아이돌 출신’에게 으레 따라붙는 연기력 논란까지 피해 갈 순 없었지만, 수지는 개의치 않고 꾸준히 작품 수를 늘리며 경험치를 쌓아갔다.
연기에 자신감이 붙은 후에는 변신을 꾀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2015년 개봉한 영화 ‘도리화가’다. 흥행 면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수지는 조선 최초의 여성 소리꾼의 성장 과정을 촘촘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얻었다. 이어 선보인 영화 ‘백두산’에서는 하정우의 아내로 출연, 임산부 역을 소화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줬다.
연기력이 정점을 찍은 건 2022년 공개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였다. 타이틀롤 안나로 분한 수지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열연으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작품 외적인 잡음을 차치한다면, 단연 수지 필모그래피 최고의 역작이다. 당시 “이렇게 칭찬을 많이 받아 본 적이 없어 낯설다”던 수지는 그해 청룡시리즈어워즈 등 유수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원더랜드’의 장르는 수지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영화는 SF란 큰 틀 안에서 여러 줄기의 이야기를 뻗어내며 다양한 장르를 취한다. 이 중 수지가 담당한 건 멜로다. 그간 수지는 청순한 미모와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다수의 로맨스물을 이끌었다. 캐릭터와 배우의 매력이 동력이 되는 이 장르에서 수지가 가진 무기는 생각보다 힘이 셌다. 그 방증이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타트업’이다.
더욱이 이번 작품의 상대 배우는 ‘백상커플’(백상예술대상 MC를 함께하며 붙은 별명)로 호흡을 맞춰온 박보검이다. 두 사람은 극 중간중간 달콤한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연애 세포를 자극할 전망이다. 실제 수지와 박보검은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촬영 내내 커플 스타일링까지 논의하며 남다른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대중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예비 관객들은 ‘원더랜드’ 커플 스틸과 현장 비하인드 컷 등 정인, 태주의 ‘떡밥’이 공개될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박보검과의 ‘럽스타그램’으로 변해버린 수지의 SNS에는 하루가 멀다고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는데 매번 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메가폰을 잡은 김태용 감독 역시 ‘원더랜드’ 속 수지의 활약을 예고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 감독은 “수지의 선명함과 투명함이 정인 캐릭터에 힘을 실어줬다”고 극찬하며 “박보검과도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장면을 만들어갔다. 두 배우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물오른 연기력으로 돌아온 수지가 가장 잘하는 장르, 완벽한 파트너와 함께 커리어하이를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