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2년 차 배우에게 실례되는 말일 수 있지만, ‘더 에이트 쇼’는 이열음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강약약강’의 전형인 캐릭터를 예상치 못한, 본 적 없는 귀여움으로 빚어내며 시청자들을 시선을 끌어당기는 데 성공했다.
‘더 에이트 쇼’의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1위 소식을 듣고 일간스포츠를 찾은 이열음은 “첫 OTT 작품이라 긴장했는데 기분이 좋다. 감사하고 또 신기하다”며 배시시 웃었다.
이열음의 첫 OTT 작품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열음은 지난 2022년 ‘비상선언’이 개봉할 즈음 이 작품에 대해 처음 듣게 됐다.
‘비상선언’ 연출자이자 ‘더 에이트 쇼’ 메가폰을 잡은 한재림 감독은 당시 웹툰 ‘머니게임’(‘더 에이트 쇼’의 원작)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열음의 의견을 자주 물었다. 주로 질문은 ‘이런 상황에서 넌 어떻게 할래’였고, 대체로 답변은 “살아남기 위해 모두에게 잘 보일 것”이었다. 이열음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절 파악해 보려고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탄생한 캐릭터가 이열음이 연기한 4층이다. 자기 손해는 절대 보지 않는 인물로,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는 쇼에서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때로는 능동적으로, 때로는 수동적으로 행동한다.
이열음은 “처음 4층을 제안받고 (한 감독에게) ‘절 어떻게 보신 거예요’라고 했다”면서도 “막상 보니까 저랑 닮은 구석들이 있었다. 특히 어떤 사소한 부분에선 내가 말한 내용이 녹아 있었다”며 웃었다.
“연기하면서는 시청자들에게 4층을 이해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왜 이럴 수밖에 없었는지 측은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었죠. 그래서 불평하거나 겁을 먹는 것도 짜증스럽기보다 귀엽고 순수하게 보이도록 신경을 썼죠. 목소리도 두 톤 정도 올렸고요. 혹시 상황에 몰입하거나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톤을 놓치면 감독님이 잡아주셨어요.”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