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축구대표팀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AS 로마)의 침묵과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예선까지 맹활약을 펼친 루카쿠였지만, 본선에선 연이은 골 취소로 고개를 떨궜다.
루카쿠는 23일(한국시간) 독일 쾰른의 쾰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4 조별리그 E조 2차전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 90분을 모두 소화하며 1도움을 기록했다. 팀은 2-0으로 완승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를 벗어났다.
이번 경기는 벨기에 입장에서 사활이 걸린 경기였다. 조별 1차전에서 슬로바키아에 0-1로 충격 패했던 만큼, 만약 무승부 이하의 결과가 나온다면 조기에 짐을 쌀 위기였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 우려를 지운 건 루카쿠였다. 그는 전반 2분 만에 상대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뒤, 침착하게 유리 틸레만스(애스턴 빌라)에게 공을 내줬다. 틸레만스는 아크 정면에서 정확하게 깔아 찬 슈팅으로 루마니아의 골문 구석을 뚫었다. 루카쿠의 대회 1호 도움.
루카쿠는 전반 13분에는 도쿠의 크로스를 받아낸 뒤 터닝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번에는 상대 수비에 막혔다.
지난 경기보다 가벼운 몸놀림의 루카쿠였지만, 후반에는 다시 불운에 울었다. 그는 후반 18분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의 패스를 받아 1대1 찬스를 잡았다. 그의 왼발 슈팅은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득점이 취소됐다.
루카쿠는 이후 3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지만, 루마니아의 골문을 열진 못했다. 배턴을 넘겨받은 더 브라위너가 본인이 직접 쐐기 골을 넣으며 팀의 2-0 완승을 책임졌다.
결과적으로 루카쿠의 침묵은 이어졌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루카쿠는 이번 대회에서만 빅 찬스 미스 4회·골 취소 3회를 기록, 해당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루카쿠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2회 이상 골 취소를 기록하지 못했다.
루카쿠는 슈팅 8회(2위) 유효 슈팅 4회(1위)에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다. 다만 골로 연결되지 않아 연이어 고개를 떨군 모양새다.
루카쿠는 이번 유로 예선에서 9경기에 출전해 14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본선에서 침묵 중인 그의 발끝이, 다시 빛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편 대회 1승을 거둔 벨기에는 오는 27일 우크라이나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벌인다. E조는 현재 4개 팀이 모두 승점 동률이기 때문에,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