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3차) 예선에 오른 중국축구가 이번에는 사상 최악의 조 편성 결과에 울상을 짓고 있다. 일본과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난적들과 이른바 ‘죽음의 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27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예선 조 추첨식에서 일본과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인도네시아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일본(FIFA 랭킹 17위)과 호주(23위), 사우디(56위)는 포트1~3에 속한 팀들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팀들인데, 이 팀들이 모두 모인 조에 중국(88위)도 묶였다. 포트4에 속한 바레인(81위)도 중국보다는 FIFA 랭킹이 더 높고, 인도네시아(134위)도 이제는 중국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가 됐다.
특히 포트2와 포트3에서 모든 팀들이 피하고 싶었을 호주와 사우디가 묶이면서 중국엔 최악의 조 편성 결과가 나왔다. 호주는 한국(FIFA 랭킹 22위)과 톱시드(포트1) 경쟁을 벌인 끝에 포트2로 밀린 팀이고, 포트2가 유력했던 사우디도 막판에 포트3으로 밀리면서 조 추첨 최대 변수로 떠오른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 세 팀이 모두 C조에 편성됐고, 중국이 이 조에 속하게 됐다.
6개 팀이 경합하는 최종 예선은 조 1위와 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3위와 4위까지 4차 예선으로 향한다. 5위와 6위는 월드컵 예선에서 완전히 탈락한다. 조 편성 결과를 보면 중국축구 입장에선 월드컵 본선 직행은 물론이고 4차 예선 진출마저 불투명해진 상태다.
조 편성 직후 중국 현지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중국 소후닷컴은 “역사상 최악의 조에 편성됐다. 불행하게도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며 “조 추첨 내내 불운이 이어졌다. 사우디에 이어 모두가 원치 않았던 포트2에서 가장 강한 호주가 C조로 왔고, 결국 마지막으로 톱시드 팀인 일본이 왔다. 정말 불행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조 편성”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려면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최소한 조 4위 안에 들어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는데, 이는 적어도 인도네시아와 바레인을 제쳐야 한다는 뜻인데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반면 A조나 B조는 3~6위 팀들의 운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포트1~3 팀이 일본과 호주, 사우디로 구성된 건 중국 입장에선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라고 우려했다.
만약 중국 대표팀이 48개국으로 참가국이 늘어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도 출전하지 못하면, 24년째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다. 중국이 월드컵에 나선 건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