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조병현(22)과 두산 베어스 김택연(19)은 각 팀의 '수호신'으로 활약하고 있다. 3일 기준으로 조병현은 3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1, 김택연은 2승 7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 중이다.
공통점이 많다. 두 투수 모두 신인왕 후보다. '군필' 조병현은 2021년 3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순수 신인' 김택연은 데뷔 첫 해 차근차근 승급해 마무리까지 꿰찼다. 둘 다 '특별한 직구'가 주 무기다. 조병현은 직구 평균 146.8㎞/h ,김택연은 평균 147.7㎞/h(이상 스포츠투아이 기준)를 기록 중이다.
빠르기만 한 게 아니다. PTS 기준으로 조병현은 상하 무브먼트 33.2㎝(8위) 김택연은 31.5㎝(15위)를 기록했다. MLB와 같은 기준으로 재는 트랙맨에서는 무브먼트가 더 크게 측정된다. 한 KBO리그 구단 관계자는 "두 명 모두 50㎝를 훌쩍 넘어 60㎝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올해 MLB 30개 구단 투수 중에서 수직 무브먼트 60㎝(23.6인치)를 넘기는 투수는 8명에 불과하다. 박정배 두산 투수 코치는 김택연에 대해 "중계 화면에서 보이는 것과 같다. 기록되는 무브먼트 수치도 남다르다. 얼굴은 어리고 선해 보이지만, 배짱이 좋다. 주자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더 좋은 공을 던질 줄 안다"고 극찬했다. 올 시즌 김택연은 승계 주자 19명 중 단 2명(10.5%)에게만 득점을 허용했다.
두 투수 모두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다. 조병현은 9이닝당 탈삼진 11.13개, 김택연은 10.27개를 기록 중이다. 박영현(KT 위즈·11.20개) 유영찬(LG 트윈스·11.13개)에 이어 구원 투수 리그 3·4위다.
1군 적응법은 달랐다. 조병현은 직구 중심의 투구가 한계에 부딪히자 돌파구를 찾았다. 4월까지만 해도 60% 넘게 던지던 직구 비중을 6월 45.2%까지 줄였고, 포크볼(6월 38.6%) 구사를 늘렸다. 6월 2스트라이크 이후 포크볼 구사율이 53.3%에 달한다. 그는 지난달 30일 두산전에서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 1998년 이대진(당시 해태 타이거즈)과 타이기록을 썼다.
반면 김택연은 여전히 직구로 타자들을 잡아낸다. 슬라이더 구사율을 4월 9.8%에서 6월 19.6%까지 차근차근 높이지만, 여전히 결정구는 직구(6월 구사율 74.8%)다. 2스트라이크 이후 직구 구사율도 76.1%에 달한다. 보더라인 투구가 가능한 '면도날 제구'와 탐구심 덕이다. 김택연은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수직 무브먼트를 활용한 MLB 투수들의 피칭을 적극적으로 연구한다.
전반기 성적은 평균자책점이 낮은 김택연의 판정승이다. 하지만 구원 투수는 이닝이 적어 언제든 평균자책점을 뒤집을 수 있다. 조병현도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