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22·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2년 동안 삼성 팬들에게 가장 사랑 받은 외야수 중 한 명이었다. 2년 차인 2022년 타율 0.275 100안타를 쳤고 지난해에도 같은 타율에 119안타를 기록했다. 김지찬, 이재현 등과 함께 삼성의 미래 주축이 될 선수로 자신 있게 꼽혔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는 180도 달랐다. 32경기에 나와 타율 0.154 12안타 6타점 9득점에 그쳤다. 부진한 가운데 기회도 줄었다. 삼성은 전반기 김헌곤, 이성규 등이 동시 폭발하면서 상위권 순위 싸움을 펼쳤다. 부진했던 김현준에게 주어지는 타석은 점차 줄었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재정비하고 있으나 아직까진 부활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2군에 있는 사이 퓨처스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뽑아주셔서 감사 드린다. 컨디션은 좋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간단히 소감을 전했다.
김현준은 전반기에 대해 "아쉬운 점밖에 없는 것 같다"며 "내 욕심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야구하면서 (잘 풀려서) 내 욕심이 많이 과했던 것 같다. 다시 차근차근 처음부터 잘 해봐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2군 성적은 좋다. 28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350 14타점 18득점으로 1군에서 자신을 다시 증명할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멘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는 "내가 생각해도 기술적인 부분에서 특별하게 변화를 줄 건 없다. 야구가 안 되다 보니 나 스스로를 더 궁지로 내몰곤 했다. 그렇게 나 스스로를 더 못하게 만드는 적이 많았다. 지금은 괜찮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현준은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걸 아시는 것 같다. 배려도 많이 해주신다. 여러모로 감사 드린다"며 "오히려 기술적인 부분에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신다"고 전했다.
팬들 방문이 많지 않은 퓨처스 경기에 비해 이날 올스타전엔 김현준을 찾아온 삼성 팬들이 많았다. 김현준은 경기 전 행사에서도 김범석, 김서현, 정현수 등과 함께 대표로 나서 팬들과 만나 지도하는 '일일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피부로 느낀 팬심이 김현준에겐 힘이 됐다. 그는 "오랜만에 많은 팬분들과 만났다. 확실히 팬분들이 많이 계신 곳(1군)에서 야구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며 동기 부여로 삼았다.
김현준은 "야구를 못하는 동안 욕도 많이 먹었다. SNS 메시지나 유튜브, 기사 등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SNS도 모두 끊었다"면서 이날 행사가 힘이 됐다고 답했다.
김현준은 "난 아직 어리다고 생각한다"며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야구를 재밌게 하고 싶다. 야구가 기록의 스포츠지만, 기록만 보고 하는 건 아니다. 그 안에서 행복하게 야구하고 싶다. 올해 후반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얼마나 남을지는 모르지만, 그 기간 동안 행복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