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불안했지만 잘 막고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분 좋다. 앞으로는 조금 더 안전하게 막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조상우(30·키움 히어로즈)가 수비 도움을 받으며 최근 1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조상우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정규시즌 홈 경기 9회 5-3 리드 상황 때 등판,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6호 세이브를 수확하면서 평균자책점은 2.95로 낮췄다. 조상우가 평균자책점을 3.00 아래로 낮춘 건 3실점하고 무너진 지난 4월 23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처음이다.
일시적 부진으로 잠시 성적표가 나빴지만, 조상우는 최근 꾸준히 호투해왔다. 4월과 5월 26경기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던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6~7월 12경기에서 1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5월 31일 이후 13경기에서 모두 단 하나의 점수도 내주지 않았다. 9일 경기까지 무실점 행진이 이어지면서 연속 경기 숫자는 14경기로 늘어났다.
9일 승리 후 조상우는 최근 페이스에 대해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시즌 초반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시즌 초에는 공을 던질 때 손에 잘 안 긁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 공이 잘 긁히고 눌리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강하게 던지고 싶은데, 최대한 빨리 페이스를 올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 중간 투수로 나오며 8홀드나 쌓았지만, 이제는 불펜 에이스답게 마무리에서 제 기량을 찾아가는 중이다. 조상우는 "중간이나 마무리나 똑같이 1이닝이기 때문에 던질 때 다른 건 없다. 오히려 경기 준비하는 게 훨씬 더 편해져서 좋다"고 답했다.
조상우는 지난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에이스답게 이날 그의 퍼포먼스는 '소방수'였다. 조상우에게 이를 묻자 "팀에서 챙겨주시게 돼 퍼포먼스를 하게 됐다. 사실 그런 걸 잘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좀 쑥스럽고 부끄럽기도 했다"며 "마침 1루에 내 공을 너무 잘 치는 김지찬(삼성 라이온즈)가 있어서 장난스럽게 소화기 뿌리는 시늉도 했다. 그 뒤에 바로 3루 땅볼(병살)이 나올 줄 몰랐다. 결과가 좋아 더 기뻤다"고 떠올렸다.
연속 경기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지만, 조상우는 만족하지 못했다. 특히 9일 경기에서는 2피안타를 내줘 실점 위기가 있었다는 걸 잊지 않았다. 경기를 매조지은 것도 1루수 최주환의 호수비 덕을 봤다.
아쉬웠던 만큼, 조상우는 그만큼 더 깔끔한 투구가 필요하다고 스스로에게 주문했다. 조상우는 "조금 불안했지만 잘 막고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분 좋다"며 "앞으로는 조금 더 안전하게 막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