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2연패로 마친 SSG 랜더스는 9일 홈(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7-4로 승리하며 3연패를 막았다.
승리 주역은 박성한(26)이었다. 5번 타자·유격수로 출전한 그는 1·6회 말 타석에서 각각 적시타를 쳤고, 4-4 동점이었던 8회 네 번째 타석에선 선두 타자 볼넷으로 출루해 결승 득점을 해냈다. 9회 말 2사 1루에선 상대 타자 황성빈이 친 안타성 타구를 포구한 뒤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도 정확한 1루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박성한은 풀타임 첫 시즌(2021)부터 타율 0.302를 기록하며 준수한 콘택트 능력을 증명했다. 2022시즌도 0.298였다. 지난 시즌은 0.266에 그치며 주춤했지만, 올 시즌 '3할 유격수' 수식어를 되찾을 기세다. 6월 이후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330을 기록하며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KT 위즈전에서 5타수 4안타 4타점을 올리며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박성한은 "기복은 있었지만, 부족했던 지난 시즌보다는 나아진 모습으로 전반기를 마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3할 타율은 의식하면 안 될 것 같다. 근접할 때마다 다시 떨어지는 경험을 자주 했다. 무엇보다 개인 성적은 신경 쓸 때가 아니"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타율보다 더 신경 쓰고 있는 기록은 타점이다. 박성한은 올 시즌 주로 2번이나 6번을 맡았지만, 상대 팀이 오른손 투수를 선발로 예고한 경기에선 5번 타자로 나서기도 한다.
박성한은 83경기에서 40타점을 기록, 종전 개인 최다 기록(56개·2022시즌)을 쉽게 넘어설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그는 "타점 생산이 예년과 비교해 빠른 건 맞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잘 치지 못한 것 같다. 득점권 타율 높여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승부처에서 영양가 있는 타점을 올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4시즌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경쟁은 박성한과 박찬호(KIA 타이거즈) 이파전 구도다. 최근 2시즌(2022~2023) 연속 수상자인 오지환(LG 트윈스)이 5월 말 부상으로 이탈한 뒤 전반기 내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동안 이인자였던 두 선수가 수상 후보로 부상했다. 박찬호는 9일까지 타율 0.303을 기록했다. 박성한은 박찬호보다 타율은 조금 낮지만, 리그 유격수 중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쌓았다. 두 선수 모두 실책 수(11개)는 같았다.
박성한은 2022시즌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득표율 16%를 기록, 오지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오지환이 경쟁 구도에서 밀린 올 시즌은 수상 호기다. 그는 올스타 베스트12 선정에서도 팬 투표에 밀려 드림 올스타 유격수에 오르지 못했지만, 선수단 투표에서는 가장 많은 123표를 얻었다. 박성한도 "상을 받기 위해 야구를 하는 건 아니지만, 묵묵히 하다 보면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라며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