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2부 스토크 시티에서 뛰고 있는 배준호(21)가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페예노르트는 매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우승을 다투는 팀이자,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이다.
1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1908, 잉글랜드 스토크 온 트렌트 라이브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페예노르트는 1군 즉시 자원으로 배준호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구단 간 이적료 협상이 변수고, 스토크 시티도 팀의 핵심 자원인 배준호의 이적을 쉽게 허락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진출 팀이 러브콜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우선 의미가 크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브리안 프리스케 페예노르트 신임 감독은 새 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스토크 시티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배준호를 영입 후보로 낙점했다. 이미 배준호 영입을 위해 수차례 스카우트를 진행했고, 영입 대상으로 최종 낙점했다.
페예노르트 내부에서도 특히 배준호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스케 신임 감독의 전술이나 플레이 스타일에도 적합할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배준호 이적을 위한 협상이 조만간 구체적으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관건은 스토크 시티가 과연 배준호를 떠나보낼 것인지 여부다.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23~24시즌 스토크 시티 올해의 선수로 선정될 정도로 팀의 핵심 자원이기 때문이다. 배준호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38경기(선발 25경기)에 출전해 2골·5도움을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뿐만 아니라 전술적인 움직임 등에서 스토크 시티의 핵심 선수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스토크 온 트렌트 라이브도 역시 “스토크 시티의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큰 우선순위이자 최대 과제 중 하나는 배준호를 잔류시키는 것”이라면서도 “스토크 시티는 놀랄 만한 제안이 없는 한 배준호를 이적시킬 계획이 없다. 이번 시즌에도 팀의 핵심 자원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 큰 자산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토크 시티는 지난해 여름 200만 유로(약 31억원·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의 이적료를 들여 배준호를 영입했다. 현재 시장가치는 150만 유로(약 23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실제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면 훨씬 더 높을 전망이다.
배준호 입장에서는 잉글랜드 2부 무대에서 계속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빅리그 러브콜을 기다릴 수도 있지만, 페예노르트로 이적해 UEFA 챔피언스리그 등 더 큰 무대를 누비며 또 다른 반전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잉글랜드 2부보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이 더 많은 구단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만 스토크 시티에서는 완전히 핵심 입지를 다진만큼 주전 경쟁에 대한 부담이 없지만, 페예노르트로 이적하면 새로운 리그와 팀에 적응해야 하는 데다 주전 경쟁도 원점에서 재시작해야 한다는 점이 고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 시즌 더 스토크 시티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뒤 더 큰 무대에 도전하는 선택지도 열려 있다. 물론 스토크 시티가 배준호의 이적 제안을 수락한다는 전제 하다.
배준호 영입을 원하는 페예노르트는 아약스, PSV 에인트호번과 더불어 네덜란드 명문팀으로 유명하다. 2000년대 송종국과 김남일, 이천수가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팀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는 16회 정상에 올라 아약스(36회) 아인트호번(25회)에 이어 최다 우승기록 3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엔 승점 84(26승 6무 2패)로 아인트호번(승점 91)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