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도루 실패.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미스(실수)"라고 상황을 곱씹었다.
이숭용 감독은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이 우천 순연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조동화 코치(작전·주루)에게 어제 뭐라고 좀 했다"고 운을 뗐다. 문제가 된 상황은 전날 열린 LG전에서 나왔다. 7회 대거 7득점하며 8-11까지 따라붙은 SSG는 8회 선두타자 대타 정준재가 중전 안타로 출루,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정준재는 1사 후 에레디아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고 허무하게 잡혔다. 뜨겁게 달아오르던 추격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중계 화면에는 한숨 쉬며 고개 숙인 이숭용 감독의 모습이 잡혔다.
이숭용 감독은 "(조동화 코치가 정준재에게) 3점 차이에 가도 좋다는 (도루) 사인을 줬다고 그러더라"며 "난 3점 차이기 때문에 당연히 안 갈 거로 생각해 가지 말라는 사인을 안 줬다. 만약에 살았더라도 조동화 코치에게 얘기했을 거"라고 말했다. SSG로선 에레디아·최정·한유섬 등 중심 타자들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1~2점 차이가 아니란 걸 고려하면 주자를 쌓아 대량 득점을 노리는 게 나았다.
이숭용 감독은 "살아도 뛰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그전에는 안 뛰길래 그냥 '안 뛰는구나, 안 뛰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본인(조동화 코치)이 가도 좋다는 사인을 했다고 그러더라"고 재차 상황을 복기했다. 정준재의 도루 실패 이후 8회 말 실점, 9회 초 득점을 주고받은 SSG는 9-12로 패했다.
책임을 넘기는 건 아니다. 이숭용 감독은 "전적으로 내가 한 번 더 체크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경기하다 말고 올라와서(더그아웃 뒤로 가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다. '사인 줬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하길래 '아니다, 한 번 더 체크했어야 했는데 알았다'고 했다"며 "중심 타선으로 (기회가) 가니까 누가 봐도 3점 차이는 뛰지 말아야 했다. 준재가 대타로 나가 분위기를 만들어놨는데 조금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