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난조가 고민인 키움 히어로즈에 단비 같은 투수가 등장했다. 입단 8년 차 우완 양지율(26) 얘기다. 사령탑도 리드를 지키기 위해 중용할 뜻을 전했다.
6연패에 빠져 있었던 키움은 지난 21일 인찬 SSG 랜더스전에서 7-2로 승리, 수렁에서 벗어났다. 6이닝 2실점 호투한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 3-2 박빙이었던 8회 초 스리런홈런을 치며 승기를 취할 수 있도록 이끈 로니 도슨, 두 외국인 선수 활약이 돋보였다.
양지윤은 숨은 공신이었다.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헐거워진 키움 허리진에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투수는 매우 절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후라도에 이어 7회 등판한 양지율은 박성한과 고명준, 김민식을 모두 잡아내며 깔끔하게 1이닝을 막아냈다.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군 등판 기록이 5경기에 불과했던 1.5군 투수다. 통산 등판도 34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 중요한 시점에 1이닝을 막아냈다. 개인 두 번째로 홀드까지 챙겼다.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양지율이 중요한 상황에 나가서 좋은 흐름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퓨처스팀에 오래 있었던 투수지만, 거기 머물라는 법은 없다"라며 앞으로도 박빙 승부에 투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키움은 조상우의 부재 속에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한다. 가장 컨디션이 좋은 김성민이 승부처에 나서고, 주승우 등 젊은 투수들도 필승조 임무를 수행한다. 자원 한 명이 아쉬운 상황. 양지율은 마른 땅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