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개 구단 중 팀 타율 1위(0.312)였던 롯데 자이언츠 타선 화력이 7월 이후 차갑게 식었다.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이 동반 상승했던 만큼 지난달 공격력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예상보다 기복이 크다.
만날 때마다 치열한 승부를 펼쳐 기대를 모은 LG 트윈스전도 타선이 무기력했다. 23일 부산에서 치른 홈경기에서 롯데는 1-2로 패했다.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이 7이닝 1실점 호투했지만, 그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롯데는 득점에 실패했다.
특히 3회와 6회 말 공격이 아쉬웠다. 3회는 선두 타자로 나선 손성빈이 LG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중월 3루타를 쳤다. LG 중견수 박해민이 포구를 시도하다가 공을 빠뜨린 덕분이었다.
문제는 이어진 공격. 9번 타자 박승욱, 1번 타자 윤동희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고, 베테랑이자 팀 기둥 전준우까지 3루 땅볼로 아웃됐다. 이런 식으로 득점 기회를 놓치면 상대 기가 살아나게 마련이다.
롯데는 0-1로 끌려가던 6회 말 역전 기회까지 잡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윤동희가 좌중간 2루타를 쳤고, 전준우가 볼넷을 얻어냈다. 하지만 손호영이 내야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고, 빅터 레이예스가 내야 안타를 치며 이어진 만루 기회에선 정훈이 삼진을 당했다. 정훈은 엔스 상대로 홈런 2개를 친 선수였다.
결국 롯데는 늦은 8회 1점을 만회했지만, 9회 다시 실점한 뒤 만회하지 못하고 패했다. 전준우를 2번으로 전진 배치한 효과도 미미했다. '불펜 마당쇠' 김상수가 컨디션 회복 차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불펜진이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타선이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롯데는 7월 치른 14경기에서 팀 타율 0.245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9위 기록이다. 득점권 타율(0.272)이 낮은 편은 아니지만, 유독 주자를 3루에 두고 침묵했다. 무사 상황에서 2번, 1사 상황에선 6번이나 무안타에 그쳤다. 주자를 3루에 둔 15번 기회 중 희생플라이조차 치지 못했다. 삼진은 6개. 같은 기간 KT는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팀 타율 0.556(11타석 9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뜨거웠던 롯데의 기세가 꺾인 건 분명하다. 현재 5위권 SSG 랜더스는 7월 5승 6패, NC 다이노스는 7승 4패를 기록 중이다. 5위와 승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고정 구축된 것으로 보였던 타순도 다시 시험 모드를 가동해야 할 상황이다. 실제로 김태형 감독은 그라운드 사정으로 순연된 24일 LG 2차전을 앞두고 전준우를 2번에서 7번으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