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20·경희대)이 해냈다.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최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노골드의 흐름을 끊은 건 물론, 이 체급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새 역사도 썼다.
세계랭킹 5위 박태준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고모메도프에 1-0 기권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건 금메달이다.
이로써 박태준은 한국 태권도 사상 첫 이 체급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2 런던 대회에서 이대훈이 따낸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고, 2016 리우와 2020 도쿄 대회에선 김태훈과 장준이 각각 동메달을 땄다. 유독 한국 태권도는 이 체급에서 금메달과 인연이 닿지 않았는데, 김태훈이 새 역사를 썼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노골드’ 수모도 씻었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은 도쿄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는데, 이번 파리 올림픽을 통해 8년 만에 금메달을 다시 수확했다.
또 한국 태권도 남자 금메달리스트가 나온 건 무려 16년 만이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68㎏급 손태진과 80㎏ 초과급 차동민이 금메달을 딴 이후 남자 태권도 선수의 금메달은 유독 나오지 않았는데, 박태준이 그 흐름을 깨트렸다.
또 한국 태권도 선봉에 나선 박태훈이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남은 대회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게 됐다.
앞서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무함마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2-0으로 완파한 박태준의 기세는 고모메도프를 상대로도 이어졌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선 박태준은 6초 만에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며 기선을 제압했다. 다만 1분 7초를 남기고는 두 선수 정강이끼리 충돌해 마고메도프가 쓰러져 크게 고통을 호소했다. 가까스로 일어난 상대에게 괜찮은지 확인하는 매너도 보여줬다. 상대 감점 이후 연속 몸통 공격과 상대 감점들을 더해 9-0까지 격차를 벌렸다.
고모메도프는 1라운드가 끝난 뒤에도 절뚝이며 가까스로 경기장을 빠져나갈 만큼 고통이 심각했다.
가까스로 재개된 2라운드, 박태준은 상대를 몰아붙였고 상대도 투혼을 발휘했다. 서로의 감점을 통해 박태준이 2-1로 리드를 잡았다. 상대 턱을 가격한 박태준의 5점짜리 뒤차기 공격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인정됐고, 몸통 공격과 상대의 연이은 감점으로 13-1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이후 상대가 또다시 쓰러졌고, 계속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기권했다. 상대를 위로하느라 제대로 세리머니를 하지도 못하던 박태준은 뒤늦게 태극기를 들어 올린 뒤 금메달 세리머니를 펼쳤다. 2024 파리 올림픽 58㎏급 금메달은 박태준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