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복싱 국가대표 이마네 칼리프가 성별 논란을 뒤로하고 3연속 판정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칼리프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결승전에서 양류(중국)에 5-0(30-27 30-27 30-27 30-27 30-27)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칼리프는 경기 내내 중국의 베테랑 양류를 밀어붙였고, 심판진 전원은 모두 칼리프의 승리를 선언했다.
칼리프의 우승이 주목받는 이유는 링 위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성적도 있지만, 그가 ‘XY 염색체’를 보유했다는 논란에 이름을 올린 선수이기 때문이다.
칼리프는 지난해 린위팅(대만)과 함께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실격 처분을 받았다. 당시 IBA는 이들 두 선수가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실격시켰다.
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칼리프와 린위팅의 올림픽 출전을 막지 않았다. 오히려 IOC는 편파 판정과 심판 매수, 뇌물 등을 이유로 IBA를 지난 2020 도쿄 대회부터 올림픽에서 퇴출한 상황이다. 이번 대회는 파리 복싱 유닛(PBU)이라는 IOC 산하 별도 기구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IOC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여권의 성별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여부를 정한다며 칼리프와 린위팅을 “분명한 여성 복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칼리프, 린위팅과 마주한 선수들의 싸늘한 시선은 이어졌지만, 링 위에서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칼리프는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를 상대로 1라운드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냈다. 이어 8강부터 결승까지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얻었다.
칼리프는 우승 뒤 쌍권총 세리머니'를 펼쳤고, 코치와 함께 경기장을 돌며 기쁨을 만끽했다.
한편 린위팅은 오는 11일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율리아 세레메타(폴란드)와 주먹을 맞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