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홈' 사직구장에서 강한 면모를 이어가며 가을야구 진출 희망을 높였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롯데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0-1로 지고 있던 8회 말 3득점했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냈다.
8월 셋째 주까지 9승 3패를 기록, 10개 구단 중 승률 1위를 지킨 롯데는 지난주 5경기에서 4패(1승)를 당하며 주춤했다. 반면 푸른색 '썸머 유니폼'을 입고 나날이 기세를 높인 한화는 지난주 5경기에서 4승(1패)을 거두며 5위 탈환 기세를 높였다.
기세 싸움에서 한참 밀린 상황. 롯데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썼다. 일단 데뷔 시즌(2015)부터 2022시즌까지 한화전 16번 등판에서 8패, 7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유독 '독수리 발톱'에 크게 상처를 입었던 선발 투수 박세웅이 7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한 게 큰 수확이다. 7회 초 무사 2·3루 위기에서 최소 실점(1)으로 막아낸 게 인상적이었다.
젊은 야수들은 '약속의 8회'를 만들었다. 고승민이 바뀐 투수 한승현을 상대로 오른쪽 텍사스 안타로 출루했고, 손호영도 좌전 안타를 치며 기회를 열었다. 빅터 레이예스가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1-1 동점을 만들었고, 전준우가 볼넷을 얻어내며 추가 득점 기회를 연 뒤엔 윤동희와 정보근이 '파이어볼러' 김서현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치며 추가 득점을 이끌었다. 롯데는 김원중이 무사 1·2루 위기에서 병살타와 뜬공을 유도해 리드를 지켜내며 모처럼 '쾌승'을 해냈다.
롯데는 지난주까지 홈에서 치른 54경기에서 30승 2무 22패, 승률 0.577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시즌 전체 승률은 0.455, 원정 경기 승률은 0.350이었다.
롯데는 이번 한화 3연전(27~29일)에서 지난주 안 좋았던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첫 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호투하고, 타선이 경기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젊은 야수들이 이끈 승리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내야수 손호영·나승엽·고승민, 외야수 황성빈·윤동희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도약하며 세대 교체를 이뤄냈다. 이들 모두 지난주까지 홈에서 타율 3할 2푼 이상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시즌 전체 타율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다. 황성빈은 출전한 44경기에서 무려 0.364를 기록했고, 고승민은 득점권에서 0.420을 마크했다. 이날도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고승민이 포문을 열고, 손호영이 연결했으며, 윤동희는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특히 8월 들어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윤동희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이끈 게 고무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이 커졌다. 좋은 투수들을 상대할 때 대처 능력은 더 나아져야 하지만, 자기 확신을 갖고 타석에 나서고 있다. 8월 다시 공격력이 좋아진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 주장 전준우도 "우리 팀 젊은 선수들이 체력도 좋고, 그라운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치켜세웠다.
롯데는 이날까지 116경기를 소화했다. 10개 구단 중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이 남았다. 유불리가 있다. 기세를 타면 더 많이 승리해 자력으로 5강 진입을 해낼 수 있다. 반면 충분히 휴식을 취한 팀의 에이스를 상대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일단 홈 경기는 승리 확률이 높은 게 사실이다. 5강을 두고 경쟁하는 KT·SSG·한화와도 원정보다 홈에서 치르는 경기가 더 많이 남아 있다. 지난주까지 홈에서 치른 SSG(3승2패)와 한화(3승)전 모두 우세했다.
일단 김태형 롯데 감독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막바지 일정을 치르면 경기가 많이 남은 게 좋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많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는 이날 홈에서 강한 '데이터' 그대로의 면모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