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내야수 문보경이 '천적' 웨스 벤자민(KT 위즈)을 잡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문보경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만큼 기뻤던 건 천적 벤자민을 잡아냈던 것이다. LG 타선은 그동안 벤자민만 만나면 주눅이 들었다. 2022년 KT 유니폼을 입은 벤자민은 2년간 KT전 9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ERA) 1.48(54와 3분의 2이닝 9자책)의 천적 모습을 과시한 바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5이닝 4실점으로 벤자민을 공략한 바 있지만 올해 다시 3경기 평균자책점 ERA 1.47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벤자민의 난조와 상대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았다. 벤자민에게 5이닝 4실점 2자책을 안기고 승리를 낚았다.
그 중심엔 문보경이 있었다. 4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5회엔 초구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3-0에서 4-0으로 달아나는 귀중한 타점을 올린 바 있다. 벤자민이 내려간 7회엔 쐐기 적시타까지 때려내면서 6-1 승리를 견인했다.
문보경도 벤자민만 만나면 다소 작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20타석 18타수 5안타에 그쳤다. 타점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 귀중한 적시타를 때려내며 천적 관계를 청산했다.
경기 후 문보경은 "작년부터 벤자민을 상대로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 컨트롤도 좋고, 구위도 좋은 투수다"라면서도 "오늘 경기에서 그런(천적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똑같이 경기에 임하려고 했다"라고 돌아봤다.
먼쪽 코스 공보다 몸쪽으로 오는 직구에 타이밍을 놓고 치려고 했다는 그는 "몰리는 공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컨디션도 좋고 운도 좋아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천적을 잡은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문보경의 적시타도 초구가 한가운데로 몰려 만들어진 안타였다.
문보경은 7월 초순 이후 꾸준히 4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장타를 때려내야 하고, 타점을 쓸어 담아야 하는 부담 넘치는 자리. 하지만 문보경은 "4번 타자로 나간다고 해서 특별히 장타를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그저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는 타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응원와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마지막까지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라며 승리 소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