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의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정몽규 회장의 4연임을 허가하면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시정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뒤이어 “그것도 안 되면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딱 잘라 말했다.
3선째인 정몽규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대다수 축구 팬은 끝없는 논란을 몰고 다니는 정 회장의 ‘4선’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정 회장은 지난달 국회 현안 질의에서 ‘4연임을 안 한다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내 미래에 대한 결정은 역사가 평가해 주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사실상 4연임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해석된다.
지난달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정몽규 회장의 4연임 승인을 불허할 것”이라고 밝힌 유인촌 장관은 이번에도 4연임을 불허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선임과 관련해서는 “(선임 과정이) 만약 불공정했다면, 그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지난 7월 대표팀 사령탑이 된 홍명보 감독은 불공정한 절차를 거쳤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러나 홍 감독은 지난달 현안 질의에서 “불공정하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당시 정몽규 회장도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려 했던 건 아니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유인촌 장관은 “비리 축구인 사면 추진 경위,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 등 축구협회를 둘러싼 여러 논란을 면밀히 살피고 10월 중 감사 결과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문을 받았다.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와 문체부의 감사 등을 언급하며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FIFA의 징계를 받으면, 한국이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통과해도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못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축구협회가 사태를 벗어나기 위해 FIFA의 공문을 이용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인촌 장관은 “FIFA가 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은 의례적인 절차로 본다.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는 아직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