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등판 후 사흘 휴식하고 나온 LG 트윈스 손주영(26)이 이전의 압도적인 위용을 선보이지 못한 채 부진했다.
손주영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손주영은 1-3으로 뒤진 5회 말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 수는 93개(스트라이크 59개)였다.
정규시즌 28경기에서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한 손주영은 팀 사정상 KT 위즈와의 준PO에서는 불펜 투수 활약했다. 2경기에 나서 총 7과 3분의 1이닝을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11탈삼진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준PO 3차전과 5차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개인 첫 포스트시즌(PS)에서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염경엽 감독은 준PO 5차전 승리 후 사흘 뒤 열리는 PO 2차전에 손주영을 선발 투수로 기용하고 싶은 의사를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 11일 준PO 5차전에서 29개의 공을 던진 손주영의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이 계획은 무산됐다.
지난 13일 1차전을 4-10으로 패한 염경엽 감독은 다음날(14일) 2차전에 디트릭 엔스를 선발 예고했다. 이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됐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을 15일 PO 2차전 선발 투수로 확정했다. 선수 의사는 물론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을 참고해 내린 결정이다.
염경엽 감독은 "(시리즈 흐름이) 바뀌겠죠. 선발 투수가 바뀌지 않나"라며 "내일 경기가 중요해서 손주영으로 바꿨다. 엔스도 연이어 3~4일 휴식 후 등판 스케줄이었는데 더 쉴 수 있게 됐다"라고 반겼다.
손주영의 2차전 등판은 LG가 기대하는 최고의 '반격 카드'였다. PO가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손주영이 한 차례 더 등판할 수 있는 것도 호재였다.
그러나 손주영은 PO 2차전에서 무너졌다.
1-0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1회 말 1사 2루에서 르윈 디아즈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2회에는 김영웅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3회 말 2사 1루에서 디아즈에게 안타를 맞았는데, 우익수 송구 실책이 겹쳐 3점째를 내줬다. 디아즈 타석에서 무언가 묘한 상황이 계속 나왔다.
손주영은 5회 1사 후 전병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유영찬이 김헌곤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면서 실점이 4점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