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만 뛰면 물 만난 고기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베테랑 김선빈(35·KIA 타이거즈)의 KS 초강세는 '현재진행형'이다.
김선빈은 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4차전에 2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1득점 맹활약했다. 리드오프 박찬호(5타수 2안타 1득점)와 5안타를 합작하며 팀의 9-2 대승에 힘을 보탰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KIA는 5~7차전에서 1승만 추가하면 역대 12번째 KS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날 KIA는 김선빈을 2번으로 전진 배치한 게 주효했다. 1회 초 무사 1루에서 첫 타석을 소화한 김선빈은 파울 7개를 걷어내는 끈질긴 승부 끝에 좌익수 방면 2루타로 찬스를 연결했다. KIA는 1사 2·3루에서 나온 나성범의 내야 땅볼로 기선을 제압했다. 김선빈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좌전 안타로 삼성 선발 원태인을 흔들었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선 2루타를 추가, 시리즈 타율을 0.615(13타수 8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KS 장타율(0.1000)과 출루율(0.625) 모두 4번 타자를 방불케 하는 성적이다.
고비마다 활약이 빛난다. 1차전(6번 타자)에서 2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 2차전(6번 타자)에선 3타수 2안타 1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패한 3차전(6번 타자)에서도 3타수 2안타로 고군분투했다. 4차전까지 포함하면 4경기 연속 멀티 출루로 최우수선수(MVP)급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해결사와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공격의 톱니바퀴 역할을 해낸다.
김선빈의 KS 활약은 지난 2017년에도 눈에 띄었다. 당시 김선빈은 시리즈 5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357(14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주로 9번 타순에 이름을 올려 전 경기 출루했다. 특히 1승 1패로 시리즈 분수령이 된 3차전에선 7번 타순에서 3타수 2안타 1득점 하며 6-3 승리에 힘을 보탰다. KIA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주전 2루수로 타석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니 이범호 감독의 운영에도 탄력이 붙는다. 어느새 개인 통산 KS 타율이 0.481(27타수 13안타)까지 올랐다. 결과에 따라 KS MVP에도 도전해 볼만하지만, 몸을 낮춘다. 김선빈은 4차전을 마친 뒤 "팀이 우승하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