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이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까지 힘을 실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과 꿈의 무대에서 패배한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삼성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KS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5-7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 4패를 기록, KIA에 우승을 내줬다.
부상 악재가 겹쳤다. 삼성은 PS 시작 전부터 1선발 코너 시볼드와 필승조 최지광, 전천후 투수 백정현을 부상으로 잃었다. 플레이오프(PO)에선 '핵심 타자' 구자욱이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손상으로 이탈했다. 유격수 이재현도 훈련 중 공을 밟아 발목에 이상이 생겼다. 선발 원태인은 KS 4차전에서 좋지 않은 몸 상태로 투구하다 오른 어깨 관절 와순 손상과 회전근개 힘줄염 부상으로 조기 강판됐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도 잔부상을 안고 뛰다 햄스트링 통증으로 5차전에서 결장했고, 외야수 김지찬도 시즌 막판부터 발목 통증을 참고 뛰다가 결국 5차전 도중 교체됐다.
'주장' 구자욱은 KS 한 경기도 뛰지 못한 미안함에 눈물을 글썽였다.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어줬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서 같이 싸워야 했지만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너무 크다"라고 전했다. 그는 "주장으로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너무 죄송했고, 선수단 미팅 때도 도움이 못돼서 미안하다고만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강민호도 아쉬움이 큰 KS였다. 데뷔 21년 만에 오른 KS 무대에서 아쉽게 준우승했다. 경기 후 강민호는 "꿈꿔왔던 무대였는데.."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눈물을 훔친 그는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여기까지 왔다. 경기 후 선수단 미팅 때도 웃으면서 '너희들 덕분에 꿈꿔왔던 KS를 밟을 수 있었다'라며 고맙다는 말밖에 안했다"라고 말했다.
두 형님들은 이 아쉬움을 내년의 좋은 동기부여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강민호는 "KS에 오는 게 꿈이었는데, 막상 또 오니까 큰 꿈이 생기는 것 같다. 이제 은퇴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더 큰 욕심을 내고 싶다"면서 "(준우승 해서) 많이 분한 마음이 있다. 준비 잘해서 내년에 꼭 복수할 수 있도록 한번 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구자욱 역시 "이 2등이라는 기분을, 사실 기억하고 싶지는 않지만, 잘 기억해뒀다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2등이라는 게 참 잔인하다. 나중엔 꼭 1등해서 그 기쁨을 누리고 싶다. 내년에 더 잘 준비해서 올해보다 더 잘하는 라이온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