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계가 그야말로 ‘겹경사’를 맞았다. 무려 64년 만에 남자 발롱도르 선수 배출뿐만 아니라 사상 첫 남·여 동반 발롱도르 수상, 나아가 21세 이하(U-21) 남자 선수상까지 휩쓴 것이다.
로드리(28·맨체스터 시티)는 스페인 축구와 유독 인연이 닿지 않던 발롱도르의 한을 64년 만에 풀었다.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4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브라질), 주드 벨링엄(잉글랜드)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페인 국적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건 1960년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 이후 무려 64년 만이다. 2차례 수상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1957년·1959년)와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에 이어 역대 3번째 스페인 출신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동안 스페인 축구계엔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유독 발롱도르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 흐름을 마침내 로드리가 끊었다.
로드리는 지난 2023~24시즌 맨시티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우승을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의 영예를 안았다. 나아가 이번 발롱도르 수상으로 로드리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우뚝 섰다.
뿐만 아니라 발롱도르 여자 선수 부문엔 아이타나 본마티(26·바르셀로나)가 2년 연속 영예를 안았다. 본마티는 지난해 스페인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골든볼을 수상했고,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최우수선수상 등을 수상했다. 스페인 여자 선수의 발롱도르 수상은 알렉시아 푸테야스(2021·2022)에 이어 본마티까지 4년 연속이다. 발롱도르 여자 선수 부문은 지난 2018년 도입됐는데, 같은 국적의 선수가 남·여 발롱도르를 동반 수상한 건 이번 로드리와 본마티가 처음이다.
여기에 U-21 선수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트로페 코파의 영예도 라민 야말(17·바르셀로나)이 품었다. 2018년 도입된 트로페 코파를 스페인 국적 선수가 받은 건 2021년 페드리, 2022년 가비 이후 라민 야말이 세 번째인데, 공교롭게도 세 명 모두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들이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로드리가 발롱도르를 수상하면서 1960년 루이스 수아레스의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며 “로드리, 본마티에 이어 라민 야말까지 스페인 축구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게 됐다”고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