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최하위(10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5-15로 완패했다. 1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승리하며 5할 승률(65승 6무 65패)를 맞춘 롯데는 전날(19일) KT 위즈가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패한 덕분에 6위에서 공동 5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고춧가루' 부대로 나서고 있는 키움에 발목잡했다. KT는 같은 날 한화 이글스전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선발 투수 코디 폰세를 무너뜨리며 승리했다. 롯데와 KT의 승차는 다시 1경기로 벌어졌다.
롯데 선발 투수로 나선 감보아는 이날 키움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9피안타 8실점(7자책점)을 기록했다. 5월 말 KBO리그에 입성한 감보아가 등판한 18경기에서 가장 적은 이닝과 가장 많은 피안타를 기록한 경기였다.
감보아는 원래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왼쪽 팔꿈치가 불편하다는 증상을 호소하며 이날 키움전으로 등판이 밀렸다. 그렇게 며칠 더 쉬고 나선 경기에서도 부진했다.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입성한 감보아는 최고 158㎞/h까지 찍히는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앞세워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차원이 다른 좌완 파이어볼러에 KBO리그 타자들은 좀처럼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 실제로 감보아는 전반기 등판한 7경기에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6월 등판한 5경기에서 전승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하며 리그 월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감보아는 전반기 막판 팔꿈치 이물감을 호소했다. 후반기 승수 추가도 크게 줄었다. 지난 10일 부산 한화전에서도 4이닝 8피안타 8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열흘 만에 다시 나선 20일 키움전에서도 8실점. 그가 두 경기 연속 5점 이상 내준 건 처음이다.
감보아는 메이저리그(MLB) 이력이 없다. 마이너리그에서도 100이닝 이상 소화한 시즌이 한 번도 없었다. 커리어 이닝 최다 기록은 더블A 소속이었던 2022시즌 88과 3분의 1이닝이다. 최다 선발 등판은 트리플A에서 뛴 2024시즌 12번이다.
감보아는 21일 기준으로 18경기에 등판해 103이닝을 소화했다. '미지의 영역'에 들어간 게 그의 구위와 제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다른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도 부진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그는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10점대 평균자책점(10.50)을 기록한 뒤 불펜 투수로 보직 전환을 요청했다. 이후에도 3경기 연속 실점해다. 감보아가 무너진 20일 키움전에서도 1이닝 3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1승이 절실한 시기 에이스 역할을 해줬던 감보아는 경험 부족,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영입한 벨라스케즈는 기량 부족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