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포츠머스 SNS에 게시된 훈련 중인 양민혁의 모습. 그는 2025~26시즌 포츠머스에서 임대 생활을 보낸다. 사진=포츠머스 SNS “(손)흥민이형의 7번을 달고 싶어요.”
지난달 한국축구의 기대주 양민혁(19)이 영국으로 떠나면서 남긴 강렬한 포부다. 그는 찬란한 새 시즌을 꿈꿨지만, 잉글랜드 축구 적응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양민혁은 21일(한국시간) 영국 포츠머스의 프래튼 파크에서 끝난 셰필드 웬스데이와 2025~26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6라운드 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8월 8일 포츠머스 임대 이적 후 처음으로 대기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원소속팀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인 양민혁은 출전 기회를 받기 위해 잠시 포츠머스로 적을 옮겼다. 그러나 사실상 얼마 지나지 않아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13일 열렸던 레딩과 카라바오컵(리그컵) 1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한 뒤 단 한 번도 피치를 밟지 못했다. 어느덧 5경기 연속 결장.
8일 토트넘을 떠나 포츠머스로 임대된 양민혁. 사진=포츠머스 SNS
존 무시뉴 포츠머스 감독은 레딩전 직후 “양민혁은 이틀 전에 합류했다. 아직 우리 시스템과 플레이 방식을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양민혁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실제 양민혁은 토트넘에서 프리시즌을 치렀고, 포츠머스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적응기를 거쳐야 했다.
어느덧 입단 7주 차를 맞이한 현재, 예상만큼 적응은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대개 임대를 고려하는 선수는 원소속팀보다 수준이 낮고, 출전 기회를 보장받진 않아도 어느 정도 경쟁이 수월한 팀을 고르려고 한다. 양민혁 역시 잉글랜드 축구 적응에 초점을 맞추고 팀을 택했을 가능성이 큰데, 그라운드에 모습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시즌 초반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고 풀이할 수 있다.
리치 휴즈 포츠머스 단장은 셰필드 웬스데이와 경기를 앞둔 지난 17일 “양민혁은 기회를 얻을 것이며 본인이 얼마나 재능 있는 선수인지 보여줄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구단 고위층이 공개적으로 만족을 표했는데, 실전에 투입되지 못하는 것은 감독 구상에서 배제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맞붙는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두번째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1대 1 무승부로 마쳤다. 후반 교체출전한 양민혁이 측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5.08.03/
포츠머스는 양민혁이 나오지 않은 5경기에서 단 1승(2무 2패)을 거뒀다. 분명 선수 구성 변화를 고려할 만한 상황인데, 양민혁은 선택받지 못하는 씁쓸한 실정이다.
양민혁은 지난해 K리그1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해 12골 6도움을 올리고 2024 영플레이어상을 받았고, 올해 1월 토트넘에 합류했다. 그러나 곧장 2부 퀸즈파크레인저스(QPR)에 임대 이적했고, 14경기 2골 1도움의 평범한 성적표로 잉글랜드 첫 시즌을 마쳤다. 잉글랜드에서의 도약을 그린 두 번째 시즌의 스타트는 분명 기대와는 반대로 흘러가는 형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