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 이관희. 사진=KBL 프로농구 서울 삼성 가드 이관희(37·1m 90㎝)가 팀 3연패를 끊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베테랑으로서 팀 반등을 이끌지 못한 무거운 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관희는 지난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1라운드 고양 소노와 대결에서 28분 3초간 코트를 누비며 14점 5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85-83 신승에 이바지했다. 그는 3스틸, 1블록슛을 곁들이며 수비력도 뽐냈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자격으로 방송 인터뷰에 임한 이관희는 한참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내가 삼성으로 돌아와서 홈 경기에서 오랜만에 이긴 것 같고, 1라운드 때 성적이 좋지 못하면서 속상하기도 했다. ‘한 경기 이기는 게 이렇게 어렵나’란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대표 스타 중 하나인 이관희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삼성은 2021~22시즌부터 네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이관희는 팀의 ‘반등’이란 특명을 짊어졌지만, 삼성은 최근 3연패 늪에 빠졌다가 소노를 꺾고 시즌 홈 첫 승을 일궜다. 삼성은 서울 SK와 함께 10개 팀 가운데 공동 7위(3승 5패)에 자리했다.
서울 삼성 이관희. 사진=KBL 부진을 끊고 싶었던 이관희는 궂은일을 자처할 정도로 비장하게 소노전에 임했다. 그는 “코치님들에게 내가 공격을 포기하고라도 상대 에이스인 이정현을 막을 수 있으니 믿고 맡겨달라고 이야기했다”며 “팀에 수비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솔선수범해서 이정현을 막으려고 했다. 많은 득점을 내줬지만, 내 마음이 (승리로) 전해진 것 같다.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승리해 비시즌 때 고생한 보답을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관희는 경기 내내 끈덕지게 소노 이정현을 괴롭혔고, 경기 종료 1분 32초 전에는 외곽포로 삼성의 마지막 득점을 책임졌다. 이관희의 맹활약에 더해 시즌 전 손목 골절을 당한 이원석(2m 7㎝)이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은 삼성의 호재다.
‘봄 농구’를 꿈꾸는 이관희는 “골 밑에 기린같이 키 큰 선수(이원석)가 있으면 무게감이 다르다”고 웃으며 “(매 경기) 리바운드 10개 이상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이원석이 다음 경기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비록 하위권에 처져있지만, 제발 잘해서 6강 플레이오프에 갔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팬들에게 제일 미안하다”고 거듭 털어놓은 이관희는 “고참으로서 1라운드 성적이 좋지 못해서 마음의 짐이 무거웠다. 팀이 더 단단해지도록 중심을 못 잡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여느 때처럼 팬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를 진행한 이관희는 연신 미안함을 표하면서도 “더 좋은 팀을 응원할 수 있는데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 농구 외적으로도 (본인 가게의) 스테이크 쿠폰을 가져오든, 춤이라도 추든 하겠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