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란 테헤란 모습_[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군사 충돌이 국제 스포츠계를 뒤흔들고 있다.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부터 아시아클럽대항전 연기, 선수 안전 문제까지 이어지며 전쟁의 파장이 스포츠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가장 큰 변수는 월드컵이다. 이란축구협회 메흐디 타지 회장은 지난달 28일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미국의 공격을 고려하면 월드컵 참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혀 2026 북중미월드컵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프로리그 역시 전면 중단되면서 대표팀 운영 자체가 불확실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신중한 입장이다.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사무총장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이 실제로 불참할 경우 아시아 본선 티켓은 차순위 국가인 이라크가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이라크는 1986년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이란의 참가 여부에 가장 큰 변수는 개최지이다. 이란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미국에서 치를 예정이며 토너먼트에서 미국과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와 같은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는 선수단의 미국 입국 자체가 불투명하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추모하는 테헤란 시민들_[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전쟁의 영향은 클럽 축구로도 번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중동 정세 악화를 이유로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서부 지역 16강 1차전을 전면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란 팀 트락토르가 포함된 경기뿐 아니라, ACL2와 챌린지리그 등 중동 팀들이 참가하는 모든 대회 일정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속한 알나스르와 알와슬의 ACL2 8강전 역시 잠정 연기됐다. 세계적인 스타 선수의 출전 경기까지 멈추면서 이번 사태의 파장이 글로벌 축구 시장에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농구 등 다른 종목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중동 지역 안전 문제를 이유로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각국 연맹과 긴밀히 협의하며 선수·심판·관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지 선수들의 안전 문제도 현실로 나타났다. 이란 프로축구 메스 라프산잔에서 뛰는 전 국가대표 이기제는 공습 이후 테헤란의 한국대사관으로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스포츠 외교, 국제대회 운영, 선수 이동 등 국제 스포츠 시스템 전반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대 이벤트까지 전쟁의 변수 속에 들어간 가운데, 국제사회와 스포츠 단체들의 대응이 향후 판도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