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도코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5회말 1사 1루 한국 셰이 위트컴이 2점 홈런을 친 뒤 자축하고 있다. 2026.3.5 [연합뉴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1차전을 승리한 한국 야구대표팀의 단결된 마음이 '비행기 세리머니'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이를 선수들의 진정성과 마음가짐, 자세가 담긴 장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야구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평가전부터 하나 된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안타나 홈런을 기록한 선수들이 양팔을 벌리고 비행기를 연상시키는 동작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것. 이는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2라운드(8강)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전세기를 타고 가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세리머니 아이디어를 낸 노시환은 "동작이 커서 처음에는 다들 부끄러워하더라. 하지만 야구를 보는 꿈나무들에게 멋있게 보일 거라고 강하게 (동료들을) 푸시했더니 이제 모두 따라 한다"며 활짝 웃었다.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평가전 한국 대표팀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 2회초 2사 1, 3루 한국 김도영이 3점 홈런을 친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26.3.3 [연합뉴스]
'비행기 세리머니'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더그아웃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 더 나아가 선수들의 단합된 마음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장치로 자리 잡았다. 류지현 감독은 "대한민국 스포츠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가 야구다. 최근 큰 국제경기에서 실망을 드린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지금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30명, (유니폼에) 대한민국을 달고 있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똑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이애미에 가서 또 좋은 경기로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겠다는 의미로 봤다. 흐뭇하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는 최근 열린 국제 대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야구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WBC에선 3회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 일본에 잠시 내준 아시아 야구의 맹주 자리를 되찾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8회말 2사 한국 저마이 존스가 좌월 솔로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3.5 [연합뉴스]
다만 큰 부담은 선수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팀 주장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경직되고 부담가질 필요 없다고 선수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다른 나라의 선수들처럼 우리나라 선수들도 (무거운) 분위기를 깨고 이번 대회만큼은 밝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런 점에서 '비행기 세리머니'는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우고,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너나 할 거 없이 그라운드에서 팔을 벌린다. 노시환은 "생각보다 (김)도영이가 낯을 가리는 것 같더니, (정작) 야구장에 가니까 하더라. (안)현민이도 열심히 하고 자마이 존스를 비롯한 외국인 선수(한국계 혼혈 빅리거)들도 엄청 좋아한다. 다들 열심히 해주는 거 같다"며 흡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