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윤(왼쪽)과 전지현 / 사진=일간스포츠 DB
쇼박스가 다시 반등을 시작했다.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 ‘만약에 우리’와 ‘왕과 사는 남자’이 연이어 호성적을 내며 시장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쇼박스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와 ‘만약에 우리’로 각각 1372만 2159명, 247만 3232명을 동원하며 올해 흥행작 1, 2위를 탄생시켰다. 두 영화가 모은 총 관객수는 1619만 5391명으로, 전체 점유율은 56.5%에 달한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쇼박스는 2025년 애니메이션 ‘퇴마록’을 시작으로, ‘로비’, ‘소주전쟁’, ‘퍼스트 라이드’ 등 네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건 ‘퍼스트 라이드’(누적관객수 74만 2535명)로 해당 작품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지는 못했다.
반면 올해는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포문을 연 건 지난 연말 개봉한 구교환, 문가영 주연의 ‘만약에 우리’였다. ‘만약에 우리’는 2030세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초 극장가를 주도했다. 이 영화의 티켓 누적매출을 243억 9653만원 수준으로, 순제작비(30억원)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극장 수익률만 813%를 웃돈다.
2월 개봉한 ‘왕사남’은 한 달 넘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왕사남’은 개봉 첫 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둘째 주부터 입소문을 타며 ‘개싸라기’ 흥행을 시작했다. 7주차를 넘어선 ‘왕사남’의 극장 매출은 1324억 614만원으로, 순제작비가 105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경이적인 성과다.
사진=쇼박스 제공
쇼박스는 기세를 몰아 상반기 두 편의 신작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5대 배급사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이다.
먼저 4월 8일 ‘살목지’를 극장에 건다.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MZ세대 스타로 떠오른 김혜윤 주연의 공포물로, ‘만약에 우리’처럼 타깃층이 명확한 작품이다. 이어 5월에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를 개봉한다. 전지현이 ‘암살’ 이후 11년 만에 내놓는 영화로 일찍이 기대작으로 손꼽혀왔다. 최근에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초청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쇼박스의 실적 반등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쇼박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627억 4804만원으로 전년 대비 32.6%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6억 510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 역시 150억원을 넘겼다. 그러나 올 상반기부터 시작된 투자·배급작의 연이은 성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쇼박스 관계자는 “‘만약에 우리’에 이어 ‘왕사남’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흥행 성과를 거뒀다. 상반기 ‘살목지’, ‘군체’와 하반기 ‘폭설’, 시리즈 ‘현혹’ 등 다양한 작품의 공개를 앞두고 있고, 변화하는 시청 환경과 글로벌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숏폼 드라마 제작·유통, 해외 공동제작·공동투자 등 신규 콘텐츠 포맷과 사업 영역 확장도 준비 중”이라며 향후 수익성 회복에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