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제공 KBS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2023년 11월 3년 만에 부활한 이후, 어느덧 재개 3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만큼의 영향력은 아니더라도 ‘데프콘 어때요’를 시작으로 ‘챗플릭스’와 ‘심곡 파출소’ 그리고 스핀오프인 ‘소통왕 말자 할매’ 등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맞춤형 코너들을 선보이며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질주 속에서도 ‘잦은 편성 시간 변경’은 시청자 유입의 흐름을 끊는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최근 방송계에 따르면 ‘개콘’은 오는 4월 12일부터 기존 오후 9시 20분에서 10시 40분으로 편성 시간이 변경된다. 기존 시간대에는 신규 예능 ‘우리동네 야구대장’이 새롭게 자리를 잡는다.
이번 시간대 이동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이며, 방송 재개 후 2년 4개월 동안으로 따지면 20여번이 넘는다. 그렇다고 기존 ‘개콘’이 시청률 확보가 용이한 황금 시간대를 보장받은 것도 아니었다. 동시간대에는 9~10%대 시청률을 견고하게 유지 중인 SBS의 장수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오히려 유튜브 채널의 높은 화제성이 본방송 편성에는 독이 되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기준 ‘개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19만명으로, 영상 도합 조회수는 무려 42억 회가 넘는다.
사진=KBS2 제공 한 방송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어코 부활에 성공한 ‘개콘’이 정작 내부에서는 합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유튜브 조회수가 워낙 잘 나오다 보니 방송사 상층부에서 ‘개콘’은 언제 어디로 옮겨도 알아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을 가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제로 개콘의 시청률은 편성 시간과 관계없이 2~3%대 시청률에 갇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개 코미디 특성상 고정 시청자층의 충성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속되는 편성 시간 변경은 기존 팬덤의 이탈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신규 시청자 유입에도 결코 득이 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KBS2 제공 현재 ‘개콘’은 신구 조화로 코너 간 균형을 잡고 있다. 신인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거울 남녀’는 신선한 설정과 풋풋한 연기로 웃음을 선사하고, 박준형·박성호·박영진이 이끄는 ‘공개재판’은 노련한 애드리브와 게스트로 볼거리를 더한다. ‘심곡 파출소’ 역시 과거 ‘봉숭아학당’ 계보를 잇는 장수 코너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처럼 ‘개콘’은 스스로 트렌드를 읽고 수치로 증명하며 그야말로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게)하게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제는 잦은 편성 변경으로 맥을 끊을 때가 아니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투혼에 걸맞은 든든한 지원과 편성 안정화로 확실하게 힘을 실어줘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