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천 SSG전에 선발 등판한 이의리(왼쪽)가 흔들리자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를 방문, 진정시키고 있다. KIA 제공
왼손 투수 이의리(24·KIA 타이거즈)의 제구 문제가 다시 한번 고개를 들었다.
KIA는 29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6-11로 완패했다. 7회 나성범과 해럴드 카스트로의 투런 홈런 두 방으로 뒤늦게 추격했으나 역부족이었다. 3회 말 수비를 마쳤을 때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애플리케이션 기준 KIA의 승리 확률은 1.9%. 일찌감치 승부가 기운 경기였다.
패인 중 하나는 선발 투수 이의리의 부진이었다. 이날 이의리는 2이닝 4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했다. 피안타도 문제였으나 고비마다 허용한 볼넷이 발목을 잡았다. 1회 말 선두타자 박성한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낼 때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지만 들쭉날쭉한 제구 탓에 아슬아슬한 피칭이 이어졌다.
29일 인천 SSG전에서 피칭하는 이의리의 모습. KIA 제공
결국 2회 말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1사 1루에서 김성욱을 상대한 이의리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볼 3개를 연달아 던지며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고,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조형우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은 뒤 정준재의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고, 박성한에게 또 한 번 우익수 방면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점수를 더 내줬다. 2사 2루에서 추가 실점은 막았으나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내는 등 진땀 뺐다. 결국 이범호 KIA 감독은 3회 말부터 황동하를 마운드에 세웠다. 이의리의 투구 수는 총 52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53.8%(24구)에 불과했다.
제구는 이의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개인 한 시즌 최다 11승을 거둔 2023시즌에도 9이닝당 볼넷이 6.36개로 적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제구 난조로 무너지기 일쑤였는데 2026시즌 첫 등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팀 타선이 힘을 발휘해 보기도 전에 스스로 무너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2024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의리는 올해 풀타임 선발로 재도약을 노린다. 이범호 감독은 '개막 두 번째 선발'로 이의리를 낙점하며 신뢰를 보냈으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이의리의 반등이 없다면 이 감독이 그려온 시즌 구상 역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