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의 순간, 한국 女 골프 승전보가 있었다! 박세리에서 시작해 신지애, 고진영 등 거쳐 김효주까지! LPGA 우승은 국민적 기쁨
이건 기자
등록2026.03.30 12:00
지난 23일 포티넷 파운더스컵에서 티샷하는 김효주. 요넥스 제공
한국 여자 골프가 다시 한 번 승전보를 전하며 힘든 시기 속에 희망을 더했다.
김효주(31·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효주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월윈드 골프클럽(파72·6675야드)에서 열린 포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8언더파 260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넬리 코르다(미국·26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김효주_[AFP=연합뉴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김효주는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여기에 1주 전 열린 포티넷 파운더스컵 우승까지 더해 2주 연속 정상에 오르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효주의 우승은 최근 고유가·고환율로 체감 부담이 커진 한국 사회에 반가운 소식이 됐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박세리
이 같은 흐름은 낯설지 않다. 한국 사회가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마다 LPGA 무대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가 이어졌다. 시작은 박세리였다. 박세리는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다. 1997년 말 시작된 외환위기 직후, 사회 전반이 큰 충격을 겪던 시기였다. 연못에 들어가 맨발로 샷을 시도한 장면은 지금까지도 상징적으로 남아 있다. 박세리는 1998년 한 해에만 4승을 거두며 희망의 상징이 됐다.
신지애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는 신지애가 있었다. 신지애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2년간 브리티시 여자오픈,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등 6승을 거두며 기쁨을 전했다.
불황이 이어지던 2013년에는 박인비가 시즌 초반 메이저 3개 대회를 연속으로 제패하는 등 6승을 기록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했다.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 [사진 LPGA]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코로나 19 팬데믹 국면에서도 흐름은 이어졌다. 김세영은 2020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5타 차 우승으로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고진영은 같은 시기 세계랭킹 1위를 163주간 유지하는 기록을 세우며 국민들을 자랑스럽게 했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경기 회복이 더뎠던 2013년, 팬데믹으로 흔들렸던 2020년, 그리고 현재의 복합 경제 상황까지. 서로 다른 시대 속에서도 한국 여자 골퍼들은 LPGA 주요 무대에서 결과를 만들어왔다. 김효주의 2주 연속 우승 역시 그 흐름 위에 놓인 또 하나의 역사적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