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직전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대한항공의 선택에 소신을 밝혔다. 사진=KOVO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직전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대한항공의 선택에 소신을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과의 진에어 2025~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역전패했다. 1세를 내주고 내리 2·3세트를 따냈지만, 막판 상대 화력에 휩싸이며 역전패했다. 대한항공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 챔프전을 앞두고 합류해 이날 미들 블로커를 맡은 호세 마쏘를 막지 못했다.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임동혁 봉쇄가 효과적이지 못했고, 중요한 상황에서 특정 선수에게 토스가 집중되는 현상을 꼬집으며 이날 패전을 인정했다.
하지만 챔프전 직전 부상이 아닌 사유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 이날 경기에 임한 대한항공의 행보에 대해 의견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비교적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블랑 감독은 "절대 공정하지 않다. 국제 배구계에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기 위해선 의학적 소견이 있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마음 가는 대로 교체하는 것에 대해 (현대캐피탈) 선수단에서도 내부에서도 말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배구연맹의) 현행 규정에 따른 것이니 존중한다"라고 말을 마쳤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내내 뛰었던 카일 러셀이 막판 경기력 저하를 보이자, 계약을 해지하고 마쏘를 영입했다. 대한항공은 2023~24시즌부터 내리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돌입을 앞두고 같은 행보를 했다. 2023~24시즌 챔프전 전에는 무라드 칸 대신 막심 지갈로프를 영입했고, 지난 시즌에는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대신 러셀과 계약했다. 이런 대한항공의 행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 게 사실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 시한에 제한을 두지 않는 한국배구연맹 규정을 '활용'했지만, 사각지대를 '이용'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런 기류에 대해 대한항공도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챔프 1차전 '승장'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러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러셀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정규리그 30경기에서 잘 해줬다. 그는 대한항공 선수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전했다. 선수로서 뛰어난 기량을 갖췄고, 인품도 좋은 선수"라고 했다.
러셀을 보낸 배경에 대해서는 국내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과 러셀의 공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팀 미들 블로커들이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아포짓 스파이커와 미들 블로커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마쏘를 영입해 변수에 대비하려 했다는 의도를 밝혔다. 한국 배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임동혁이 벤치에 있게 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입장도 전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사례가 그동안 지휘봉을 잡았던 다른 나라 리그에서도 있었느냐라는 물음에 그는 "없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