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평균자책점(ERA) 2.83. 2026시즌 13경기를 치른 삼성 라이온즈 불펜진의 성적이다. 6번의 구원승을 거두는 동안 패배는 한 번도 없었다. 리그에서 유일한 2점대 ERA에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삼성의 불펜진은 몇 년째 해결되지 않은 팀의 고민거리다. 3년 전 이종열 단장이 부임하면서부터 김태훈(트레이드) 김재윤, 임창민(이상 FA), 양현, 최성훈, 임기영(이상 2차 드래프트) 이민호, 송은범(이상 입단테스트) 등을 대거 영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24년 불펜진 ERA 2위(4.97) 역전패 최다 6위(31패)로 빛을 보는 듯 했지만, 지난해 ERA 6위(4.48) 최다 역전패 4위(35패) 최다 구원패 3위(28패)로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겨울엔 임기영 외엔 눈에 띄는 불펜 영입이 없어 어느 때보다 걱정이 많았다. 지난해 필승조였던 이호성의 팔꿈치 부상도 겹쳤다. 올 시즌도 역시 삼성의 최고 약점은 헐거운 뒷문이었다.
삼성 우완 이승현-이승민. 삼성 제공
하지만 올해는 아직 시즌 극초반이지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불펜진 ERA는 1위이고, 구원패는 한 번도 없다. 역전패도 단 한 번인데, 이마저도 선발진에서 기록한 패배다. 이전과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믿을만한 불펜 자원이 많아졌다. 부상에서 돌아온 최지광과 백정현이 5경기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우완 이승현이 7경기 2승 무패 1홀드 ERA 1.50(6이닝 1실점)로 허리를 책임지고 있다. 최근 성장을 거듭한 이승민도 7경기 2홀드 ERA 1.29(7이닝 1실점)로 호투 중이다.
여기에 롱릴리프 임기영(5경기 ERA 3.00)과 신인 장찬희(4경기 ERA 4.91) 아시아쿼터 미야지 유라(6경기 ERA 5.06)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면서 불펜 자원이 풍부해졌다.
지난해 필승조에서 김태훈, 이호성이 부진과 부상으로 빠졌지만, 새 얼굴들이 좋은 모습으로 이들의 공백을 잘 메워주면서 불펜진도 순항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시즌 전 타선에 비해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비시즌 선수들의 철저한 준비로 현재는 타격보다 불펜의 힘으로 팀이 버티고 있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계산이 서는 불펜진이다. 박진만 감독은 "8회 최지광, 9회 김재윤을 중심으로, 남은 이닝은 상황에 따라 우완 이승현, 미야지, 배찬승 등을 유동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컨디션에 따라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이 많아졌다. 선택지도 다양하다.
삼성 김무신-이재희. 삼성 제공
여기에 천군만마들도 합류를 앞두고 있다. 파이어볼러 이재희와 김무신이 부상 복귀 마무리 단계다.
김무신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이재희는 4월 말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을 받은 바 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긴 재활 훈련 끝에 현재 복귀 과정 막바지에 다다랐다.
박진만 감독은 "두 선수는 이달 말부터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한 경기 씩 던지고 몸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라면서 "빠르면 5월 말, 늦어도 6월 초에는 1군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순조롭게 잘 준비하고 있다"라며 두 선수의 복귀를 바랐다.
두 선수에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육선엽까지 합류한다면 삼성 불펜진은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지난해까진 한정된 자원으로 긴 시즌을 버티는 데 바빴다면, 올해는 더 건강하고 탄탄해진 모습으로 환골탈태한 불펜진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