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은 지난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전날 시즌 두 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펼치며 기대를 모았으나, 하루 만에 다시 방망이가 식었다. 이로써 그의 시즌 타율은 0.125(48타수 6안타)까지 떨어졌다. 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73명의 타자 가운데 72위로 이재현(삼성 라이온즈·0.100)에게만 근소하게 앞선 수치다.
김재환은 KBO리그 통산 278홈런(역대 18위)을 기록 중인 대표적인 슬러거다. 두산 베어스 시절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2018년 홈런왕에 오르며 장타력을 입증했다. 지난겨울 SSG와 2년 최대 22억 원(계약금 6억 원, 총연봉 10억 원, 옵션 6억 원)에 계약할 당시만 하더라도, 최정·한유섬·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함께 '공포의 중심 타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더욱이 SSG의 홈구장인 SSG랜더스필드는 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김재환의 장타력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랐다.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SSG 유니폼을 입었으나 초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김재환. SSG 제공
그러나 기대만큼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재환의 홈 경기 타율은 0.043(장타율 0.174)에 그치고 있으며, 원정 경기 타율 역시 0.200(장타율 0.320)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구장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홈 경기 성적이 오히려 더 부진한 점은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김재환은 개막 후 13경기 모두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지난 시즌 류효승·한유섬·최정 등을 지명타자로 고르게 활용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김재환의 출전 비중이 눈에 띄게 높다. 김재환의 영입으로 류효승과 현원회 등 젊은 타자들의 1군 출전 기회가 줄어든 것도 사실. 그만큼 김재환의 합류는 구단의 육성 방향에 변화를 가져온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김재환의 타격 침묵 속 SSG의 팀 성적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SG 제공
이달 초 이숭용 SSG 감독은 "잘 맞은 타구가 잡힌 경우가 있다. 재환이한테 어렵게 승부한다"며 "새 팀 적응 시간도 필요하다. 경기 치르면서 정립될 거고 시간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후에도 반등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시즌 초반 7승 1패로 승승장구하던 SSG는 지난주 열린 5경기를 모두 패했다. 이 기간 김재환의 타율은 0.188(16타수 3안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