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을 전면에 내세우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정공법을 선언한 넷마블이 ‘솔: 인챈트’의 출시를 늦췄다. 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진짜배기’ 하드코어의 맛을 구현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오는 24일 선보일 예정이었던 기대작 ‘솔: 인챈트’의 정식 론칭을 6월로 미루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출시 직전 시스템을 완전히 엎는 파격적인 행보를 택했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경제 생태계의 대수술이다. 다이아·나인·골드 3개의 화폐로 설계됐던 시스템에서 과감히 골드를 삭제하고 나인과 다이아 2개 체제로 기획을 전면 수정했다. 하드코어 MMORPG의 생명줄인 인게임 재화 가치 보존을 위해 게임의 뿌리를 통째로 바꾼 셈이다. 사냥으로 얻는 나인이 단순 소비 재화를 넘어 유료 아이템까지 구매할 수 있는 핵심 화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유료 아이템인 ‘갓아머’나 장신구 등을 거래소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완전 자유 경제를 표방하는 만큼, 화폐 가치의 안정성이 이번 신작의 흥행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솔: 인챈트’는 ‘전지적 MMORPG’라는 차별화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다. 유저에게 ‘운영 권한’을 부여해 업데이트 스펙을 결정하고 BM(비즈니스 모델) 해금이나 콘텐츠 오픈 시점을 정하는 ‘신권’ 시스템으로 기존 게임 운영의 틀을 깼다. 권한 범위에 따라 신(서버)·주신(월드)·절대신(전체)으로 구분되는 이 권력 체계는 유저가 운영자로부터 권한을 이양받아 게임 운영에 개입하며 서버 내 세금을 획득하고 필요한 아이템을 생성할 수 있게 한다.
이런 권력 구조를 소개하는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180만회를 돌파했다. 무엇보다 영상 속 현빈이 ‘솔: 인챈트’의 핵심 콘텐츠 신권을 바탕으로 서비스 업데이트 방향성을 직접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넷마블은 이 서비스 방향성이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으로 작용하도록 디테일을 다듬겠다고 약속했다.
넷마블은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 특정 기기의 발열 현상과 그래픽 저하를 시인하기도 했다. 이번 보완 기간 UI(이용자 인터페이스)와 그래픽 퀄리티를 최상으로 끌어올려 어떤 기기에서도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또 복잡한 조작을 걷어내고 최소한의 클릭만으로 주요 기능이 동작하도록 해 ‘24시간 무접속 플레이 모드’와 ‘스쿼드 모드’의 효율을 극대화한다.
넷마블은 ‘리니지M’ 주축 개발진이 모인 알트나인의 기술력에 회사의 퍼블리싱 역량을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차세대 플래그십 IP(지식재산권)로 신작을 키우겠다는 포부다. 업계의 장르 다변화 트렌드에도 오히려 ‘가장 잘 아는 맛’인 하드코어 MMORPG를 정조준한 이유다.
‘솔: 인챈트’ 팀은 공식 채널에서 “현재의 상태로는 유저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100% 완벽하게 선보이기에 부족함이 많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비록 예정보다 늦어지더라도 높은 완성도의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판단으로 출시가 연기된 만큼 개선 사항들을 완벽히 이행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