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감의 샘터 SNS. <지난 7일 오후, 모 커뮤니티에서 악뮤의 신곡을 듣고 ‘통근 버스에서 괜히 사연 있는 사람이 됐다’는 리뷰를 보고 이튿날 출근길 이 곡을 들었다가 똑같이 ‘출근길부터 사연 있는 여자’가 됐다.>
무려 7년 전인 2019년 발표한 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가 차트 10위권을 달리고 있는 2026년 봄, 악뮤가 정규 4집 ‘개화’로 가요계에 다시 한 번 ‘역대급’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앨범에는 선공개곡 ‘소문의 낙원’을 비롯해 ‘봄 색깔’, ‘벌레를 내고’, ‘햇빛 블레스 유’, ‘텐트’, ‘어린 부부’, ‘옳은 사람’, ‘우아한 아침 식사’, ‘난민들의 축제’, ‘얼룩’까지 11곡이 수록됐는데 그 중 백미는 역시나 타이틀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이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겁내지 말고 마주앉아라 찬란한 그림이 된단다” 등의 따사로운 가사가 두 남매의 다정한 음성을 타고 흘러 서정성을 배가한다. 응원보다는 위로가 더 필요한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나지막한 위로가 된다.
곡에 대해 이찬혁은 최근 출연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흔히 슬픔 뒤 기쁨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기쁨 뒤 슬픔이 오면 슬픔에 너무 빠져들어서 기뻤던 순간을 왜곡하기도 한다”며 “기쁨 때문에 슬펐다면, 기쁨의 가치가 슬픔으로 인해 증명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 만든 곡”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곡은 발매 이튿날인 지난 8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TOP100 1위에 오른 뒤 17일 현재까지 열흘 동안 일간차트 정상을 달리고 있다.
2012년 가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2’에 도전장을 내며 대중 앞에 첫 등장한 이들은 독창적 음악으로 매 주 시청자를 즐겁게 하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YG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고 2014년 4월 7일 첫 앨범 ‘플레이’를 발표하고 정식 데뷔했고, YG 내에서도 고유의 음악성을 인정받으며 본연의 음악 세계를 키워왔다.
기실 떡잎부터 달랐다. 팀의 메인 프로듀서인 이찬혁이 독특한 발상과 재기발랄함, 서정과 서사가 유려하게 어우러진 곡들로 악뮤 음악의 토대를 쌓았다면, 이수현은 보석 같은 음색과 기교 만랩의 출중한 보컬로 악뮤 음악의 감성을 120% 살려냈다. 현실 남매 관계를 떠나 악뮤 내에서 서로는 서로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노래를 통해 위로와 희망, 에너지를 전해온 이들지만 내면의 아픔도 있었다. 일례로 이번 앨범 수록곡 중 ‘햇빛 블레스 유’는 이찬혁이 힘든 시간을 보내던 이수현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오랜 시간 햇빛 없는 방에서 나오지 않고 ‘히키코모리’ 같은 생활을 하던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만든 곡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어. 흐린 날도 화창한 날도 시린 날도 끼우고 나면 다 퍼즐이 될 거야”
<사무실 골인 직전 탄 엘리베이터는 다른 층 직원들로 가득했다. 모닝 티타임을 마치고 올라가는 듯, 한 손엔 테이크아웃 컵이 한 손에 들린 이들의 끊임 없는 수다로 엘리베이터는 마치 시장통 같았다. 하지만 몹시도 공교롭고 또 다행스럽게도 기자의 양쪽 귀에선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이 흐르고 있었다. 한 공간이지만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기분에, 불과 몇 분 전의 ‘사연 있던’ 그 여자의 입가엔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고맙다. 악뮤 덕분에 알았다.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을.>
*[박세연의 감성돋송]은 기자의 마음에 콕 와 박힌 감성 뮤지션과 그들의 노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