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33)이 연장 계약과 함께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완봉승을 목전에 두고 아쉽게 놓친 그는 "나도 더 던지고 싶었는데"라고 말했다.
벤자민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0 영봉승을 이끌었다.
벤자민은 이날 8회까지 투구 수가 78개(스트라이크 54개)뿐이었다.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 커브, 스위퍼, 싱커 등 변화무쌍한 다양한 구종을 섞어 NC 타선은 완벽하게 봉쇄했다. 9회만 막으면 완봉승을 기록할 수 있었다. 벤자민이 21일 잠실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두산 제공 그러나 9회 초 두산 마운드에 이영하가 올라오면서 벤자민은 자연스럽게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만난 벤자민은 "나도 더 던지고 싶었다. 그러나 점수 차가 더 컸으면 9회 등판 의지를 드러냈을 텐데, 내 기록부터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9회 등판했더라도 실점 없이 막을 자신은 있었다"면서 "NC 상위 타선이 위협적인데다 내가 작은 실수를 범하면 승리를 놓칠 수도 있어 마운드를 내려오게 됐다"고 받아들였다. 벤자민이 21일 잠실 NC전 승리 후 동료들로부터 시즌 첫 승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두산 제공 완봉승 기회는 놓쳤지만 벤자민에게는 정말 값진 승리였다. 지난달 크리스 플렉센의 단기 대체 선수로 한국땅을 다시 밟은 그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6번째 등판 만에 따낸 첫 승리였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을 3월 30일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21승 21패 1무)에 올려놓는 투구였다.
벤자민은 이날 경기 전에 7월 1일까지 두산과 6주간 총액 5만 달러(7500만원)의 연장 계약 소식을 전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플렉센의 부상 이후 구단이 발 빠르게 움직여 벤자민을 데려왔다"며 "이 힘들 때 벤자민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성실하고, 인성도 좋더라. 정말 좋은 선수"라며 "연장 계약을 맺었으니 지금처럼 팀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두산 제공 벤자민은 "플렉센을 대신해 6주라는 계약 기간 동안에 내 자신을 보여주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 아닌가 싶었다"며 "그래도 두산이 내게 기회를 준 만큼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빅리그 복귀를 노렸지만 실패했다. 지금 두산에서 뛰고 있지만 아직 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플렉센이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란다. 일단 내가 두산에 있는 동안 내 역할을 다하는 게 목표"라며 "기회를 준 두산에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벤자민은 이날 호투로 시즌 1승 3패 평균자책점을 3.15를 기록했다. 사진=두산 제공 벤자민은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 연속 병살타를 솎아 내며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그는 "유격수 박찬호를 비롯해 야수진의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또 포수 양의지의 볼 배합이 좋았다. 공이 낮게 제구돼 땅볼 유도가 많았다. 최근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연결돼 아쉬움이 컸는데 오늘은 정면 타구가 많아 병살타로 연결됐다"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친정팀 KT와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처음 한국에 올 때 가장 먼저 기회를 준 팀이다. 당연히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이제는 내가 이겨야 하는 상대팀이기 때문에 맞대결이 성사되면 재밌을 것"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