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말한 김민석(22)의 변화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뛸 때 ‘사직 아이돌’, 두산 이적 후 ‘잠실 아이돌’로 불린 그가 프로 4년 차를 맞아 독기를 품었다는 뜻이다.
김원형 감독은 2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전날 7-2 승리에 공헌한 여러 선수를 칭찬했다. 4연패를 끊은 선발 투수 김민석, 트레이드 후 4할 맹타를 터뜨리는 류승민, 4출루(3안타)에 성공한 안재석 등을 고루 언급했다.
24일 선제 홈런을 터뜨리는 김민석. 두산 제공 김민석에 대해 말할 때 김원형 감독의 눈도 반짝였다. 24일 5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민석은 2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 한화 에르난데스로부터 우월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비거리 125m 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다음 타석에서도 안타와 볼넷을 추가했다.
김민석은 홈런을 터뜨리며 화끈한 액션을 선보였다. 4연패 중인 팀 분위기를 고려한 것 같았다. 그는 “홈런으로 리드를 잡게 돼 나도 모르게 큰 동작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롯데 신인이었을 때 김민석은 선구안이 좋고,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내가 두산 감독이 된 후 ) 주위의 스태프들이 ‘김민석이 바뀌었다’고 하더라. 실제로 눈빛이 그때와 달라졌다”고 전했다.
김민석은 2023년 고졸 신인으로서 풀타임을 뛰며 102안타(시즌 타율 0.255)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유망주였으나, 지난 두 시즌 동안 롯데와 두산에서 모두 주전을 꿰차지는 못했다. 기량 정체의 기로에서 김민석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독한 훈련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고 주위의 평판도 달라졌다.
눈빛만 달라진 게 아니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해졌다. 김민석은 “내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경기에 나가는 것처럼 준비하고 있다. 우리 팀 선수는 물론 상대 선수들의 타격 자세를 유심히 본다. 좋은 타구를 쳤다면 ‘어떤 카운트에서 어떻게 접근했을까’ 하며 연구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결승 3루타를 터뜨린 뒤 포효하는 김민석. 두산 제공 김민석은 25일 한화전에서도 결승타를 날렸다. 0-0이던 4회 초 무사 1,2루에서 강속구 투수 정우주로부터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두산 벤치는 그에게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을 지시했다. 그의 타격감이 워낙 좋기에 보내기 번트를 대기에 아깝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민석은 불완전한 자세로 악착같이 정타를 외야까지 날렸다. 그리고 전날 홈런을 쳤을 때처럼 포효했다.
김민석은 25일에도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를 날렸다. 지난주부터 선발로 나간 7경기에서 13안타를 몰아쳤다. 시즌 타율은 25일 기준으로 0.297까지 끌어 올렸다.
곱상한 외모와 어린 나이 때문인지 여전히 김민석에게는 아이돌 이미지가 있다. 그러나 올해 그의 플레이를 보면 터프가이에 가깝다. 김원형 감독은 “독기 있는 모습, 너무 좋다. 쭈~욱 그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